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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6일 08시 18분 KST

독감 예방접종 백신 재고 소진으로 '백신 대란'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무료접종 대상 확대로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뉴스1
13일 오후 유료 독감백신 접종을 위해 대구 북구 노원동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건물 앞 주차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영유아 및 고령층의 독감 예방백신 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무료접종 대상을 늘리면서 수요는 늘었지만 ‘상온노출’ 사고 등 공급 차질로 대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물량은 3000만여 명 분이다. 이중 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산부, 지자체 자체 구매분, 국방부 사용분 등 총 1844만 도스가 공공사용 물량이고 1120만 도스는 유료 공급분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트위데믹(동시유행) 우려에 독감백신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추경을 편성하며 무료접종 대상이 더 늘어면서 올해 백신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상온 노출’ 사고로 폐기되거나 회수된 예방백신만 이미 100만개를 넘어섰다. 식약처에 따르면 상온노출 의심으로 접종이 중단된 물량 중 48만도스가 수거됐고, 백색 입자가 발견된 4가 독감백신인 ‘코박스플루4가PF주’ 61만5000개는 자진 회수됐다. 중복물량 2만5000도스를 감안해도 총 107만도스가 못쓰게 된 상황이다.

정부는 급히 여유물량 40만도스를 대체분으로 투입했지만 부족한 물량은 70만도스에 달한다. 정부는 유료백신분 일부를 구입해 공공분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료백신분 일부가 공공분으로 빠지면서 유료접종 대상인 일반인들 접종도 차질이 우려된다.

 

초기 물량수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예상됐던 혼란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무료접종분이 제때 의료기관에 보급되지 못하자 필수접종 대상 연령층은 병·의원을 전전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두 아이를 둔 A씨는 한 맘카페에 “7개월 아가 2차 독감예방 접종을 하는 날이라 신랑과 소아과를 갔는데, 세상에... 백신이 없다고 한다”며 ”근처 6~7군데 전화를 해봐도 다 ‘없다.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14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는 B씨도 ”웬만한 소아과는 전화를 다 돌려봤는데 백신이 아예 없다고 한다”며 ”영아 독감 무료접종 가능한 병원 아시는 분은 좀 알려달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뉴스1
'대기인수 254명' : 청소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기 위해 접수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도 독감 예방접종이 대란 조짐을 보이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 70세 이상은 오는 19일부터, 만 62~69세는 오는 26일부터 무료접종이 시작되는데, 부족한 물량 걱정에 자비를 들여 접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72세 여성 C씨는 ”무료 백신을 기다리다간 제때를 놓쳐 한겨울에나 가능할거 같다”며 ”독감백신도 모자란다는 얘기가 많아 아예 서둘러 병원에 가 내 돈 주고 맞았다”고 말했다.

다만 독감백신 무료접종 수요공급 불일치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상온노출 사고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으로 무료접종 초반 사람들이 몰리지만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유료접종분 물량은 100% 소진되지 않은 바 있다. 주로 청·장년층의 유료접종 비율이 낮았다. 올해 독감백신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가량 증산된 약 3000만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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