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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9일 14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6월 19일 14시 39분 KST

소득주도성장을 업그레이드하라

뉴스1
huffpost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지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했는데 근로소득이 13.3%, 그리고 사업소득은 26.6%나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높아져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되었다. 고령자 가구 증가 등의 요인들이 지적되었지만 경기 둔화를 배경으로 한 고용 부진과도 관련이 클 것이다. 실제로 무직자 비율이 높아져서 하위 20% 비노인가구의 소득도 크게 감소했고, 하위 10% 비노인가구의 소득은 지난 10년 동안 줄어들었다.

이렇게 불평등이 악화되자 소득주도성장론과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다. 대통령은 노동자 개인 대부분의 임금이 올랐고 전체적인 임금격차도 줄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90%라고 발표했지만 설득력이 크지 않았다. 이는 실직자나 자영업자를 제외한 수치였고, 부유층의 임금상승을 최저임금의 효과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소득주도성장에서 최저임금 인상만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에 핵심적 정책이지만 급속한 인상이 영세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고용에 미칠 부작용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도 최저임금의 인상과 함께 프랜차이즈의 독점이윤을 줄이고 하청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인상하며 임대료 상승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노력은 충분하지 않은데 최저임금만 급속히 인상하는 것은 약자들의 어려움과 정부의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5월의 취업자 증가도 7만2천명에 불과하여 고용상황은 부진한 현실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를 1~2년 늦추더라도 경기와 고용을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인상폭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는 것인데 그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은 시장의 임금만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선진국의 임금주도성장이 아니라 한국에 소득주도성장이 제시된 것도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비율이 높고 사회복지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작년 정부가 발표한 소득주도성장의 세부 과제도 첫째가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 증대 유도로서 그 안에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주거비, 의료비 등 핵심 생계비 경감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는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취약가구의 적정소득을 보장하는 것인데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와 근로장려세제 확대, 실업급여 확대,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인상 등의 수단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복지 확대 계획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기초연금 인상 등은 9월에야 실시될 계획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확대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2018년 정부의 재정지출은 약 7% 증가하여 크게 확장적이라 말하기 어렵다. 특히 세금수입과 재정지출을 비교해 보면 박근혜 정부 때가 지금보다 더욱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핀셋증세로 대표되듯 정부는 재분배를 위한 증세에도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시장의 분배뿐 아니라 정부의 재분배 역할도 크게 모자라는 현실에서 재정건전성의 신화를 깨고 사회복지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증세를 추진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현 정부는 케인스주의를 내세웠고 정치적으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가.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인상과 재정확대의 양 날개로 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