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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10일 07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3월 10일 07시 52분 KST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1년 전 오늘의 이야기(사진, 영상)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그런데!

2017년 3월 10일 오전, 당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머리 뒷 부분에 헤어롤 2개가 붙어있던 상태로 출근했다. 이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선고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TV 중계를 통해 이정미 권한대행의 출근길을 함께한 사람들은 그의 헤어롤에서 탄핵 심판의 무게와 피로감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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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탄핵 선고문을 낭독했다. 낭독은 22분 동안 이어졌다. 선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인사에 개입한 부분과,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에 대해 압력을 가한 부분, 세월호 참사 당시 국민을 보호해야한다는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에 대해 “분명하지 않다”거나, “인정할한 증거가 없다”거나,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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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상황을 TV로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정미 소장이 ‘그러나’라고 말하는 순간 마다 가슴을 졸였다. 심지어 코스피 지수가지 ‘그러나’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결국, 선고문은 마지막 한 단락에서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순간이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했다. 이 소식을 들은 헌법재판소 밖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탄핵을 반대하던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집회는 격앙되었고, 시위대가 경찰버스를 흔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 위에 설치된 시위 측정용 스피커가 떨어졌고, 이에 맞아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2명의 사망자가 있었으며 또 2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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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권한대행이 탄핵선고문을 읽었던 이 상황은 이날 하루 수차례 회자되었다.

 

한 영화감독은 선고문에서 할리우드 흥행영화 시나리오의 구성이 여기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초반 플롯 포인트에서는 주인공이 장애물을 만납니다. 그냥 만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게 이루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갑자기 장애물을 만나는 거지요. 이 선고문의 ‘그러나’가 바로 그런 포인트입니다. 영화에서는 초반부에 그런 플롯포인트를 여러개 쌓으면서 게임의 규칙을 만듭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이나, 기술을 연마하겠죠. 그런 과정이 지나간 후, 바로 클라이막스 직전... 일이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그런데’플롯 포인트가 등장합니다. 이 선고문에서는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라는 말 앞에 ‘그런데’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명쾌한 결말이 등장합니다. 결말은 명쾌할 수록 좋습니다. ‘피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렇게 나온 거죠. 정말 완벽한 구성의 시나리오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문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이날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그리고 이를 지적하는 이유가 “반복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되고 안전이 위협받아 이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피청구인의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2일 후인 3월 12일 오후 6시 55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났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1476일이 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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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전 대통령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발표한 입장은 아래와 같았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는 2018녀4월 6일 오후 2시 10분, 1심 선고를 받는다. 검찰은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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