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잘 키워보려고 시작했던 식당. 우여곡절 속에서 10년을 버텨왔으나, 상황은 계속 악화됐고 빚은 어느덧 6억원을 넘어섰다. 23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일산 숲속마을편의 매운쌀국숫집 사장 부부의 이야기다.
결혼 22년차 동갑내기 부부의 첫 출발은 프랜차이즈 쌀국숫집이었다. 남편인 방병학씨는 프랜차이즈 쌀국숫집의 점장으로 일하다가 가게를 인수받았고, 이때 대출을 좀 무리하게 받았던 것. 당시 생긴 빚이 3억9000만원이다. 그런데 쌀국수의 대중화로 점차 쌀국숫집이 증가하면서 매출은 반토막이 됐고 고정지출 감당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내 박은실씨가 추가 대출을 받아 또 다른 쌀국숫집을 열었으나, 가게 두곳 모두 잘 되지 않았다. 빚이 6억원을 넘어서자, 부부는 기존의 프랜차이즈 쌀국숫집을 폐업하고 아내가 열었던 가게에 집중하기로 한 상황.
그러나 여전히 여의치 않은 듯 아내 박은실씨는 ”매달 마이너스가, (수익은커녕) 가족 생활비도 나오지 않았다”며 ”보기에는 큰 매장이라 허울 좋을지 모르겠으나 진짜 보기에만 그런 거고 너무 쉽지 않다”고 눈물을 흘렸다. 프랜차이즈 점장 시절에는 월급을 받았으나 지금은 모든 걸 오롯이 견뎌야 하는 상황이 된 남편 방병학씨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할 때 가게 유지를 위해 저축은행 대출도 받고, 카드론도 쓰게 되고, 그러다 보니 상황이 더 악화됐다”며 ”어느 날 집에서 힘없이 앉아있는데 나도 모르게 ‘아. 이래서 사람들이 세상을 스스로 떠나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런데 이 생각은 남편만의 것이 아니었다. 방병학씨는 ”이 사람도 저한테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부부의 빚은 그간 골목식당 출연 사장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으로, 골목식당 출연은 이들 부부에게 현재의 암담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중요한 선택이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