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지하철 역사 광고판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돼 있던 성소수자 차별반대 광고판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20대 남성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소수자들이 싫어서 광고판을 훼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고판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을 비롯한 국내 성소수자 단체들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게시한 것이다. 성소수자들의 얼굴 사진을 연결해 만든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원래 5월에 게재될 예정이었던 이 광고판은 서울교통공사의 광고 관련 심의에서 한 차례 거절되는 등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두 달이 훌쩍 넘은 7월31일에야 게시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게시 이틀 만에 훼손됐고, 임시로 철거됐다.
이후 성소수자 단체에서 응원 문구를 담을 포스트잇을 이여붙여 ‘성소수자’라는 문구를 다시 게시하기도 했지만 이 포스트잇 문구도 3일 오전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2차 훼손 건도 A씨가 한 것인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쯤 원래 내용이 담긴 광고판이 복구된 상태다. 광고판은 예정대로 8월31일까지 게시될 예정이다.
광고가 게재된 곳은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현대백화점 신촌점 연결통로 옆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