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 경험이 부족한 올림픽 새내기는 150m까지 쟁쟁한 선수들을 앞지르며 1위를 달렸다. 마지막 50m를 앞두고 순위가 바뀌었지만, 아직 남은 100m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파리 올림픽에 대한 희망도 봤다.
황선우(18·서울체고) 선수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61의 기록으로 전체 8명 중 7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날 7번 레인에 섰고 출발부터 150m 지점까지는 줄곧 1위를 지켰다. 하지만 50m를 남겨둔 마지막 구간에서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7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특히 그는 25일 열린 예선에서 이미 1분 44초 62의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작성했으며,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쑨양(중국·1분44초65)을 앞지르는 기로을 세웠다. 그러나 15시간 만에 나선 준결승에서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결승에서도 이어졌다.
5차례 올림픽 출전, 개인 통산으로 최대라는 28개의 메달을 목에 건 그야말로 수영의 황제이자 올림픽의 상징이 된 마이클 펠프스가 은퇴 후 미국 방송 NBC의 도쿄올림픽 해설위원으로 참여했다.
그 어떤 선수보다 주목받는 해설위원인 그는 25일 도쿄 오이다바 도쿄올림픽 팬 파크 내 오메가 쇼케이스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올림픽에서는 선수를 향한 팬과 미디어의 관심도가 달라진다”며 ”황선우와 같은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했다. 달라진 주위의 반응과 높아진 주목도로 인해 선수 본인의 심경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펠프스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대표 선발전’ 때보다 좋은 기록을 내는 건 쉽지 않다”며 ”자신이 해오던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평정심’을 강조했다. 이를 들은 수많은 팬들은 박태환 선수가 만 15세 어린 나이로 아테네 올림픽에서 실격당한 경험을 반추하며 오늘 경기 전까지 황 선수의 SNS 방문을 자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수영계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남유선 MBC 수영 해설위원 또한 마이클 펠프스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연결에서 경기에 영향을 줄 가장 큰 요인으로 ‘경험’을 꼽았다.
남유선은 ”황선우 선수가 올림픽이라는 경기가 처음이고, 시니어 무대, 메이저 대회를 개인전으로는 한 번도 출전해 본 적이 없다”라며 ”경기 출전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가 레이스를 운영할 때 레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본인의 레이스대로 집중해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서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친 황선우 선수 또한 아쉬움보다 만족감을 표했다. 50m구간 기록 23초59, 100m 구간기록 49.78초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49초요?”라고 취재진에게 되묻더니 ”와, 저 이걸로 만족할래요”라며 활짝 웃었다고 전해졌다. 이어 그는 본인의 경기를 ‘오버페이스’로 정의하면서도 “(150m까지)좋은 페이스였다”라며 “자유형 100m에서도 연습한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황선우 선수가 출전할 남자 100m 자유형 예선은 27일 오늘 19시 16분에 열린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