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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패배한 황교안은 미래통합당 대표직을 지킬 수 있을까?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오후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를 본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0.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오후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를 본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0.4.15 ⓒ뉴스1

서울 종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63) 미래통합당 대표가 정치인생의 중대 고비를 맞았다. 황 대표는 15일 오후 6시15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를 벗어나 뒤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선거 초반부터 이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황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이번 총선은 미래를 여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선거기간 부족함도 많았지만, 더 정진하고 혁신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며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려온 ‘종로 대전’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이낙연 후보에게 패하면서 보수 야권의 선두주자로서 황 대표의 정치적 위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개월째 10%대 초중반에 정체된 대선주자 지지율은 이번 총선 패배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후발주자들의 도전과 견제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당장 당대표 지위를 지키는 것도 어려워졌다. 총선 목표였던 1당 탈환이 수포로 돌아간데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갈등을 두고도 황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황 대표는 공천 막바지 ‘사천’ 논란과,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한선교 전 대표와의 갈등,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불거진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막말 파동 등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휘말린 상황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잇따른 당 안팎의 악재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 보수 전체를 아우르기엔 황 대표의 카리스마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최종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수도 있다.

야권은 사실상 유일한 대선주자였던 황 대표의 정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여권에는 이낙연 전 총리 말고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후발주자들이 건재하지만, 통합당은 황 대표를 대체할 주자가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위기 상황에 몰리면 극단적인 지지층에 의존하는 성향이 커진다. 차명진 파동을 장기화한 과정을 되짚어보면, 정치 신인인 황교안 리더십의 약점이 확연히 드러난 선거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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