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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 못 이겨 마트서 빵 훔쳤던 청년이 6개월 만에 경찰서에 갔다

이번엔 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다.

rice, palm, helping hand, humanitarian aid
rice, palm, helping hand, humanitarian aid ⓒANGHI via Getty Images

지난해 고시원에서 열흘을 굶다가 허기를 못 이겨 인근 마트에서 라면과 빵을 훔쳤던 30대 청년이 선처를 받은 일이 있었다. 

지체 장애 6급인 그에겐 가족이 없었다. 허리를 다치게 돼 직장을 잃어 살아야 할 의욕이 전부 사라진 상황이었다. 청년의 사연을 알게 된 마트 사장은 경찰에게 그를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보도를 통해 이 청년의 사연을 알게된 포스코휴먼스는 이 청년에게 취업 제안을 했다. 청년은 입사지원서를 작성했고, 서류전형을 통과해 면접일까지 잡혔지만, 문제는 차비였다. 면접장소까지 가야할 차비가 없었던 것. 

이번엔 경찰이 나섰다. 입사지원서 작성을 도운 북부경찰서 형사과에서 청년과 면접장소까지 동행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에 힘 입어 청년은 정규직 사원이 됐다. 

그로부터 6개월여가 지난 지난 8일 오후, 이 청년이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를 찾았다. 죄를 저질러서가 아니었다. 그의 양손엔 비타민 음료 두 박스가 들려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청년은 자신을 용서한 마트 사장을 찾아가 ”도와주신 덕분에 다시 재기할 수 있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트 사장도 청년의 손을 잡고 ”열심히 노력해서 꼭 성공하시라”고 격려했다. 

형사들은 몰라보게 달라진 청년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잿빝이던 얼굴에선 화색이 돌았고, 쇠약했던 몸엔 살과 근육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은 ”허리는 아프지만, 열심히 해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정직원이 되고 저한테 도움 주신 분들에게 직접 인사드리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강력·형사팀장은 “30여년 형사 생활 동안 이렇게 성공했다고 다시 찾아온 것은 처음이다. 자네가 우리게도 희망을 줬다”며 ”이제 돈도 열심히 모아 장가가야지”라는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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