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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지인이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할 때 그들을 돕는 방법 (전문가 조언)

트랜스젠더 커밍아웃에 반응하는 좋은 방법

ⓒMarina Skutina via Getty Images

 

지난 1일 영화 ‘주노‘와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라 아카데미’ 출연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트랜스젠더 겸 논-바이너리(남녀로 나뉘는 성별 구분을 거부하고 또 다른 성정체성이나 성별을 지칭한다)로 커밍아웃했다. 이 33세 배우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 앞으로 ‘He(그)’와 ‘They(그들)’라는 대명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이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운이 좋다고 느낀다. 여기에 있으며, 인생에서 이 순간에 도달했다는 사실에”라고 그는 적었다. 이 배우를 응원하며 메시지를 보낸 사람 중에는 트랜스젠더 어린이 부모도 있었다. 한 엄마의 말처럼, 이 부모는 ”이런 종류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배우 페이지는 수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성장기를 보낼 때 활동했다. 페이지는 캐나다 출신으로 배우 겸 프로듀서이며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인 ‘엄브렐라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인셉션’에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그의 커밍아웃으로 더 많은 트랜스젠더들의 모습이 드러날 수 있게 됐으니 분명 축하해야 할 일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페이지가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특히 흑인과 라틴계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에 만연하지만 지나치게 적게 보도되고 있는 폭력에 관한 발언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것에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마워, 엘리엇. 내 딸은 트랜스젠더인데, 그의 삶이 혐오와 무지함으로 가득한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계속 엄마로서 상기하며 걱정하고 있어. 하지만 난 그를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야.

마이애미의 애견 보딩 업체 사장 데이지 C.는 페이지 트윗에 대한 답신을 통해 고마워, 엘리엇’이라고 말하며 위의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이름만을 사용하길 바란 데이지는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페이지의 출현이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무언가 가르침을 주는 순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친딸은 26살에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했다.

″(딸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 나의 즉각적인 반응은 ‘절대 침착’이었다. 모든 부모에게 권하는 방법이다.” 그가 말했다. ”(지금은 딸이 된) 아이가 말을 할 때 떨었는데 내가 침착하게 행동해서 큰 차이를 만들고 아이도 안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모든 트랜스젠더의 부모나 친척이 그만큼 침착하며 품위 있게 반응할 리는 없다.

”나는 딸 아이가 아빠에게 말하는 걸 도와줘야 했다. 남편은 힘들어했지만 난 그에게 잘 생각하고 딸이 필요한 지원을 해주라고 주장했다. 딸이 커밍아웃한 건 정말 용감한 행동이었다. 난 내가 이 일에 접근한 방식 중 단 하나도 바꾸지 않을 거다.”

”부모와 가까운 친척들은 누군가의 ‘전환’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섹스와 젠더와 인종 정체성 전문 뉴욕시티 테라피그룹 킵테라피의 임상 책임자 알렉시스 블레이치는 말했다.

″커밍아웃하거나 정체성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은 정말 정신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행동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 사람은 공포, 흥분, 불안 등 다양한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 준 것에 감사하는 것만으로도 그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제 막 여러분에게로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와 기존 성별과 다른 ‘논-바이너리’ 를 어떻게 가장 잘 도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성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블레이치와 다른 테라피스트들, 그리고 트랜스젠더 아이들의 부모들이 어떻게 현재에 충실하며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한 최고의 조언을 모아보았다.

 

공감하며 듣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경험을 공유할 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열린 마음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이다. 꼭 트랜스젠더 정체성의 뉘앙스를 완전히 이해해야만 존중하고 가족으로서 기본적인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운전대를 잡은 건 당사자이니까 그냥 맡기라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일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의 조교수인 심리학자 제이 베터가르시아는 말했다.

″혹시 그가 당신에게 말하고 빨리 넘어가기를 원하는가? 좋다! 넘어가라.” 그가 말했다.” 혹시 그는 정말 커밍아웃하게 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당신에게 말하길 원할 수도 있다. 좋다! 느긋하게 이야기를 들어라. 어쩌면 그가 진짜 원하는 건 당신이 그를 어떤 상황에서든 사랑해줄 거라는 확신일 수 있다. 좋다! 안심시키고 응원해줘라.”

당신은 이런 사실을 듣고 놀라거나 골치가 아플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그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노력하라고 베터가르시아는 말했다.

″그의 말을 신뢰하고, 그의 정체성이 타당하고 진짜라고 믿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보여줘라.” 

ⓒMStudioImages via Getty Images

 

나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 (의심이 들거나 혼라스러워도 표현하지 말라)

트랜스젠더에 대한 두려움, 의심, 생각을 끄집어내지 마라.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처럼 안티-트랜스젠더 발언이 떠오를 수도 있지만 잠시 멈춰라. 물론 그런 감정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건 당신의 가족이 당신에게 커밍아웃할 기회는 단 한번뿐이라는 사실이다.

그 순간은 성 정체성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장황하게 떠올리거나, 당신의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도움을 청할 때가 아니다. ‘그에게 초점을 맞추라’고 런던과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젠더퀴어 테라피스트인 루이스 퍼쳐는 말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생각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트랜스젠더가 정말 맞는지 아니면 인터넷상의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겪고 있는 일종의 ‘단계’인지에 대한 의문을 포함해서.” 그가 설명했다.

이런 견해는 매우 해롭다.”확실해?” 또는 ”어떻게 알아?”라고 묻지 말라. 그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자기를 충분히 들여다봤을 것이라고 믿으라. 어린 시절의 모습을 들며 ‘증거’로 이용해 그의 정체성에 도전하지 말라. (예를 들어 트랜스젠더 남성에게는 ”넌 어릴 때 말괄량이도 아니었어”라는 말. 관련성이 없고 그런 식으로 작동되는 일도 아니다.)

”성별은 흑백으로 나뉘거나 경직된 혹은 정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퍼쳐는 말했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은 ”나는 네가 무엇이든 상관없어” 또는 ”나한텐 정말 상관없어”와 같은 말로 그가 커밍아웃하는 것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의도는 좋을 수 있지만 이런 말은 한 사람의 정체성과 그 노력의 일부를 경시하고, 그가 의미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퍼쳐는 말했다.

 

선택한 대명사와 이름을 존중하라 (실수하면 사과하라)

대명사를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단지 그가 원하는 대로 누군가를 부르는 것처럼 쉽고 간단하다. 또한 그를 무시하지 말라. ”‘그녀’는 이제 남자다”와 같은 말을 하지 마라. 그냥 ‘he’와 ‘him’이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두어라.

만약 그 사람이 선택한 이름과 대명사를 새로 공유했다면, 그대로 사용하는 예의를 갖춰라. 법적 이름이나 ‘죽은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 만약 그가 대명사를 공유하지 않았다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봐라. (‘선호 대명사‘라는 용어는 피하라. 이는 누군가의 ‘진정한’ 성별은 지정성별이고 그가 뭔가 다른 것을 ‘선호’할 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대명사가 고정되어 있지만 일부 논-바이너리 또는 젠더-플루이드(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불규칙한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를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이 대명사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베터가르시아는 말했다.

″어떤 이들은 he/him/his 나 she/her/hers 등을 사용하길 원할 테지만 다른 이들은 모든 젠더를 포함하는 they/them/their을 선호할 수도 있다. 어떤 대명사를 선택하든 이를 사용하도록 연습하고 실천하라. (그 사람이 다른 이들에게도 커밍아웃했다면)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도 이런 대명사를 사용하라.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대명사를 쉽게 바꿀 수 있고 가족의 성을 잘못 부르지 않을 수 있다.”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올해 15살인 아들이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한 호주에 사는 엄마 티아(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대명사를 사용할 때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이를 기억하기 위해 진정한 노력을 할 때조차도, 분명 실수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놓인 모든 이들이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기존의 대명사는 이미 습관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에서는 실수할 때마다 사과하는 것을 멈췄고 서로 바로잡거나 상기시키기만 한다. 다른 가족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그녀‘라고 잘못 말할 때 점잖게 ‘그’라고 말해주면 다 해결된다.” 

ⓒTassii via Getty Images

 

사적인 질문은 하지 말라

의료적으로 성전환을 할 계획인지 같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은 피하라. 또한 그의 성생활이나 성적지향의 의미에 대한 모든 질문도 금지다. (솔직히 이성애자 친척에게 성생활에 대해 묻겠는가? 어색할 뿐이다.)

”절대 바로 수술이나 호르몬 같은 것은 묻지 말라. 함께 기뻐하고 논리적으로 궁금한 건 나중으로 미뤄라”고 뉴욕 킵테라피의 직원 치료사인 렌 리는 말했다.

  

젠더에 관한 공부는 혼자서 따로 하라

물론 개인적으로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커밍아웃한 사람을 응원하라. 궁금한 건 이야기를 나눈 후 혼자서 따로 공부하라고 성소수자 지원 심리치료사 르네 H. 리오펠은 말했다.

″가족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구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인지 아니면 따로 교육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인지 고려하라”고 그는 말했다. ”타인을 교육하는 건 트랜스젠더나 트랜스-논-바이너리 사람들에게는 감정노동이다.”

젠더 정체성, 젠더의 표현 및 구성 요소는 문화와 역사에 따라 다르다. 열심히 공부하라. 여러 트랜스젠더 크리에이터들이 이미 많은 자료를 보여주고 있으며 굳이 주위 논-바이너리에게 교육을 해달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만약 젠더에 관해 잘 모르거나 젠더-플루이드, 논-바이너리, 시스, 트랜스 혹은 젠더 정체성과 성적지향의 차이점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킵테라피의 블레이치와 그의 팀은 새로운 어휘와 논-바이너리식 사고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해 ‘더젠더유니콘(The Gender Unicorn)’를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국가 트랜스젠더 평등 센터는 많은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GLAAD는 그들과 좋은 동료가 되는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유용한 조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funky-data via Getty Images

 

그의 속도에 맞춰라 

커밍아웃한 가족이나 지인의 용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기뻐할지 모르지만, 잊지 말라. 이는 궁극적으로 그가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줘야 하는 이야기다.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다. 명백히 부탁받은 상황이 아니라면 이 소식을 일부러 타인에게 퍼뜨리지 말라. 

″이 커밍아웃한 내용을 존중하라”고 리오펠은 말했다. ”이 정보는 그의 것이고, 그의 것이기에 공유하려면 먼저 그의 동의가 필요하다.” 

잘 모를 때는 물어봐라. 차라리 먼저 궁금한 걸 물어보는 게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는 가정을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영국 로체스터에 사는 아빠인 키렌 서머스는 6년 전 13살짜리 아들이 트랜스로 커밍아웃 했을 때 어려운 방법으로 이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다른 부모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치어리더‘가 되지 말라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트랜스젠더 세계에 푹 빠져 내가 아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보여주고 싶었고, 그가 준비되기 전에 내가 세상에 그를 ‘아웃팅’(당사자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게 되는 것)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가 사람들에게 알릴 준비가 되었을 때 그의 의지로 할 수 있도록 그의 속도를 따라가라고 제안하고 싶다.”

 

대화 후 절대 침묵하지 말라

전반적으로, 여러분이 혼란에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대명사, 성 정체성에 대한 쟁점을 따지는 듯한 말투가 사랑하는 가족 및 지인과 열린 마음으로, 정직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하는 걸 방해하지 않도록 하라. (물론, 만약 그가 더 이상 이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다면 이 또한 그의 특권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라. ”가족에게만 압력이 가해지는 게 아니도록 다른 사람이 실수할 때도 지적하라”고 리는 말했다. ”침묵은 답이 아니다. 실수를 할까봐 사랑하는 사람과 성별이나 성별에 관련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피하는 것도 그와 더 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그가 이 주제를 더 이상 꺼낼 수 없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간단히 말해라.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라.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가? 포옹이 필요한가, 아니면 단지 당신이 그를 응원한다는 것을 아는 게 필요한가?” 리가 말했다. ”연민과 호기심을 갖고 물어보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의 안전과 행복이 당신에게 최우선이며 필요하다면 당신은 그를 위해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말해줘라.”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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