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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12일 16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3월 13일 09시 52분 KST

기장이 죽었고 비행기에 혼자 남았다. 그 후 벌어진 일

이 악몽 같은 상황을 그는 77세에 겪었다.

PA Archive/PA Images

당신은 비행기 조종 경험이 전혀 없다. 비행기에는 당신과 기장 둘 뿐이다. 그런데 기장이 갑자기 의식을 잃는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 같은 상황이다.

영국에 사는 존 와일디는 2013년 가을에 실제로 이런 일을 겪었다. ′Mayday: The Passenger Who Landed a Plane’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그의 경험담을 ‘POPULAR MECHANICS’가 존 와일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2013년 10월 8일 와일디(77)는 친구의 세스나기 조수석에 올랐다. 영국 링컨셔 주 샌드토프트에 있는 작은 활주로에서 이륙해 60마일 거리에 있는 해안가에 들렀다 오는 짧은 여행이었다.

짧은 비행 끝에 정오쯤 해안가 인근 잔디 밭 활주로에 착륙했다. 1.5마일(2.4km) 정도를 걸어 리조트에 갔다. 친구의  사촌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에 둘은 비행기로 돌아왔다. 두 사람 모두 관상동맥 혈관우회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꽤 많은 운동량이었다. 둘은 차를 한잔 마셨고,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문제는 이륙 10분 후 터졌다.

친구가 ”몸이 좋지 않다”며 ”조종간을 대신 잡아달라”고 말했다. GPS 장치를 가리키며 ”검은 화살표가 가운데 오도록 조종간을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비행기는 1500피트(450m) 하늘 위에 있었다.

친구는 호흡이 빨라지더니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뜬 채 머리가 뒤로 젖혀졌는데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얼굴은 땀으로 축축했다. 관상동맥 혈전증이었다. 친구는 숨졌다.

와일디는 무전기에 ”메이 데이”를 외쳤다. 한 남자가 나왔다. 상황을 설명하자 남자는 ”샌드토프트가 보이냐”고 물었다. 보인다고 하자 ”그곳까지 비행해서 오라”며 ”샌드토프트에 비행교관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남자는 험버사이드 공항으로 가자고 했다. 험버사이드 다리가 멀리 보였다. 와일디는 기수를 돌렸다. 남자는 ”다리로부터 이어지는 메인 도로를 따라가면 공항이 나온다”고 알려줬다. 도로 위 자동차들 불빛이 보였다. 와일디는 불빛을 좇아 비행기를 몰았다. 주위는 이미 어두웠다. 

Bettmann via Getty Images

험버사이드 공항 상공에 도착했다. 비행교관 두 명이 통신으로 와일디와 연결됐다. 메인 활주로의 불빛이 보였다. 접근하려고 했지만 옆 바람이 불었다. 그들은 와일디를 작은 활주로로 안내했다.

와일디를 위해 헬리콥터도 올라왔다. 헬기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위가 어두웠지만, 하늘에서 헬기를 좇아 비행하는 ‘편대 비행’을 연습했다. 

교관들은 와일디에게 활주로 센터라인 불빛을 보고 운전하라고 했다. ”스로틀을 올리고, 비행기 고도를 낮춰라”고 말했다. 어두워서 활주로가 보이지 않았다. ”고도가 너무 높다. 선회하라”고 교관들이 외쳤다. 첫 착륙시도는 실패했다.

교관들은 작은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때마침 바람이 잦아들었다. 교관들은 와일디를 메인 활주로로 유도했다. 하지만 두번째 착륙시도도 실패했다. 이번에는 고도가 너무 낮았다.

세번째 착륙 시도 때에는 비행기 출력을 적절히 조절했고, 날개와 비행기 앞머리가 땅을 향했다.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다.

앞바퀴가 먼저 땅에 닿았다. 몇번 출동한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했다. 와일디는 제때 브레이크를 잡지 못했다. 구급차들이 달려와서 ”빨리 시동을 끄라”고 와일디에게 외쳤다. 겨우 시동을 꺼 더 큰 참사를 막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와일디는 1시간10분간 비행 내용이 담긴 로그북을 받았다. 로그 북에는 그의 첫 단독 비행과 첫 편대 비행, 첫 야간 착륙이 기록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