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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호러영화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데는 과학적 이유가 있다

"할로윈이 지날 때까지는 숨어 있으련다."

  • 김태성
  • 입력 2018.10.31 17:50
  • 수정 2018.10.31 17:54
ⓒHuffPost

이번 할로윈에도 수많은 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공포를 느끼기 위해 호러영화를 관람할 거다. 

나는 그중의 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호러영화, 공포영화를 정말로 싫어한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악몽을 안겨주는 그런 영화보다는 페인트 마르는 걸 보는 것 또는 치과에 가는 게 낫다. 학생 때 영화 ‘샤이닝’의 줄거리를 룸메이트에게서 듣고 방에 며칠 동안 처박혀 있던 기억도 있다. 방에서 나와야 할 경우에는 모든 상황이 안전한지 먼저 확인했다.

그런데 호러영화를 싫어하는 나의 성향이 단순한 선호도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호러영화를 기피하는 데는 심리적, 과학적 이유가 있다. 그런 콘텐츠에 선천적으로 다르게 반응하게 만들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호러영화를 너무나 즐기는 사람, 또 나처럼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을 정확히 구분하는 규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는 몇 가지 이론은 있다. 아래는 공포 분야에 대한 전문의와 연구자들의 의견이다.

호러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전문분야가 공포인 마지 커 사회학자에 따르면 스릴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공포물을 더 찾을 확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몸이 보내는 스트레스 신호를 일반인과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공포를 조장하는 영화는 사람의 심박동을 상승케 하고 그 결과 몸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부 사람은 그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몸을 통해서 강하게 느끼는 거다. 요가를 열심히 한 다음, 또는 몸 일부에 계속 집중할 때 생기는 느낌과 비슷하다. 그러나 공포영화가 주는 기분을 공황발작인 양 겪는 사람도 있다. 몸에 대한 조정력을 모두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다.”

호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매우 감성적인 사람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환경에 의해 더 쉽게 자극될 수 있으며 타인에 대한 이해력도 더 높은 편이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런 사람은 폭력 또는 공포영화에 더 예민한 신체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유년기 체험이 공포에 대한 반응을 좌우할 수 있다.

커에 의하면 자라면서 ‘재미있는 공포(놀라게 하지만 진정으로 무서운 건 아닌)’를 체험한 사람은 그 체험을 긍정적인 시각, 흥미로운 시각에서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부모가 적절한 양의 ‘재미있는’ 공포를 아이들에게 볼 수 있게 하느냐 마느냐가 이 장르의 영화를 계속 즐길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들 들어 ‘IT’ 같은 괴물이 나오는 영화에 너무나 일찍 노출되는 것, 롤러코스터를 너무나 어려서 타는 것 등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포영화를 유대감 형성 도구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 친한 사람과 함께 호러영화를 보는 건 즐거울 수 있다.

커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으며 깊은 유대감까지 형성될 수 있다.”라며 ”서로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함께 느끼면서 쌓는 유대감은 더 강렬하다. 따라서 재미와 공포를 곁들인 체험을 함께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더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당신이 무서운 광대가 등장하는 영화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는 자신의 의지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겁쟁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할로윈이 지날 때까지는 숨어 있으련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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