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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이 '스페셜 라이어'에서 실제 게이로서 게이 캐릭터를 연기한 심경을 밝혔다

"한국은 아직 소수자 인권에 후진적" - 홍석천

배우 겸 방송인 홍석천
배우 겸 방송인 홍석천 ⓒ뉴스1

배우 겸 방송인 홍석천이 연극 ‘스페셜 라이어’에서 게이 캐릭터 바비 프랭클린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홍석천은 10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에서 극의 열쇠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바비 프랭클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4세 때쯤 ‘라이어‘의 전신 첫 공연을 했다. 나이가 51세가 넘었는데 같은 역할을 하게 해준 연출부에게 감사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방송하는 연기자들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실 수 있는데 워낙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다. 호흡이 잘 맞고 즐거웠다”고 공연장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바비 역할이 게이다. 처음에 이 역할을 받을 때는 커밍아웃 전이어서 할까 말까 고민했다”라며 ”너무 자연스럽게 하면 의심 받을까봐 안 하려다가 했다. 이 작품을 하고 나니 MBC ‘남자셋 여자셋’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밍아웃한 뒤에는 (게이 역할을) 더 못하겠더라. 혹시 잘 못하면 욕 먹을까봐 그랬다. 동성애자가 아닌 분들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동성애자 관객들이 봤을 때 ‘왜 우리 모습을 저렇게 그리지’라며 오해를 할까봐 주저하기도 했다”라고 실제 게이로서 게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당장 게이인 극 중 바비 프랭클린이 코믹한 캐릭터라 성소수자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석천은 ”‘라이어‘의 배경이 1980년대로 알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유럽이나 서구사회에서 성소수자 문제가 지금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조금 폐쇄적이고 보수적이고 차별이 강조되는 사회였다”라며 ”바비 캐릭터 같은 친구들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사회가 바뀌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바비 캐릭터도 그렇고 ‘라이어’에서 전체적으로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듯한 대사, 말투, 표정이 나온다. 나도 개인적으로 하면서 불편하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내가 커밍아웃한 지 21년이 됐다.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미비한 것 같다. (한국이) 많이 발전했고 (여러 지표에서) 세계 상위권 국가라고는 하지만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아직 후진적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라며 ”그런데 다행인 건 20년 전 커밍아웃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커밍아웃을 개의치 않는 친구들이 있더라. 그런 게 쌓이다 보면 ‘라이어’에서 보이는 소수자의 문제들도 앞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석천은 ”연극은 연극이니 재밌게 봐주면 한다. 이걸(바비 프랭클린의 코믹 설정) 바꾸면 그 맛이 안 날 거다. 연기하는 사람이나 작가의 의도가 있으니 그 의도에 맞게 연극을 봐줬으면 하는 넓은 바람을 가져 본다”라고 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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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 #게이 #커밍아웃 #홍석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