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수는 B급이다’
지난 2014년 7월, 홍명보 당시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책임지고 물러나는 기자회견에서 한 이 말은 K리그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가 한 말을 옮기면 이렇다.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다.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엔트리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홍 감독 입장에서는 ‘충분한 고민이 있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을지 모르지만, 이 발언은 K리그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7년 후 그는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7일 오후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B급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먼저 K리그 팬들에게 사과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감독직을 사임하는 자리에서 K리그를 비하했다는, (당시) 나에게 그런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라며 ”나의 발언으로 K리그 팬들이 상처를 받은 걸 알고 있다. 의도와 상관없이 상처받았을 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 또한 K리그 출신이라며 K리그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K리그는 내가 데뷔했고, 가장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리그”라며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를 내가 비하를 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대한 애정과 동경, 감사를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울산 현대 감독으로서 K리그에 어떤 진심을 가지고 있는지 팬들에게 직접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