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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유력 '반중' 미디어 재벌 지미 라이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빈과일보'를 창간한 인물이다.

  • 허완
  • 입력 2020.08.10 17:02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 CEO가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빈과일보를 만든 인물이다. 2020년 8월10일.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 CEO가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빈과일보를 만든 인물이다. 2020년 8월10일. ⓒASSOCIATED PRESS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인사’로 알려져 있는 미디어 재벌 지미 라이(71)가 10일 해외 세력과 결탁해 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라이는 통과 하루 만인 7월1일부터 곧바로 법안이 시행된 이래로 체포된 인사들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라이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아들 이안도 함께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가 소유한 매체 빈과일보(Apple Daily) 사무실에는 경찰들이 들이닥쳐 문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빈과일보는 페이스북에서 이 모습을 생중계했다. 라이 회장이 수갑으로 결박된 채 경찰에 이끌려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료사진)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7월1일자 빈과일보 신문이 인쇄되어 나오고 있다. 이 매체는 이날 1면 헤드라인으로 '엄격한 법이 발효됐고, 일국양제는 죽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2020년 7월1일.
(자료사진)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7월1일자 빈과일보 신문이 인쇄되어 나오고 있다. 이 매체는 이날 1면 헤드라인으로 '엄격한 법이 발효됐고, 일국양제는 죽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2020년 7월1일. ⓒASSOCIATED PRESS

 

빈과일보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매체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임원들도 체포 대상에 포함됐으며, 경찰이 그들의 자택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는 홍콩 내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 중 하나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지오다노를 설립(1981년)해 거둔 성공으로 큰 돈을 번 라이는 중국 정부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언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넥스트매거진’을 비롯해 여러 매체를 창간했으며, 홍콩 반환을 앞둔 1995년에는 사비를 털어 빈과일보를 창간해 홍콩 내 유력 매체로 키워냈다. 빈과일보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비리 등을 거침없이 폭로해왔을 뿐만 아니라, 홍콩 내 민주화 시위 강경진압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자료사진) 빈과일보를 창간한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 CEO가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연좌시위 현장을 찾아 시위대를 격려하는 모습. 그는 중국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왔다. 2014년 10월2일.
(자료사진) 빈과일보를 창간한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 CEO가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연좌시위 현장을 찾아 시위대를 격려하는 모습. 그는 중국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왔다. 2014년 10월2일. ⓒLucas Schifres via Getty Images

 

홍콩 기자협회는 이번 체포를 ”끔찍한 일”로 규정하며 ”제3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언론의 자유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만의 쑤전창 행정원장(총리)은 이번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중국이 홍콩을 이런 식으로 대우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의) 약속을 지키고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의 편집장 라이언 로는 중국 당국의 체포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평상시대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편 홍콩 경찰은 39세~72세의 남성 7명을 이날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만 체포된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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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홍콩 국가보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