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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달러 가치의 '밤비' 그림을 노숙자로부터 헐값에 산 주인은 그 이익을 나눠 가졌다

노숙자는 물건을 팔러 매장에 들르는 '단골'이었다

  • 김태성
  • 입력 2018.11.23 13:34
  • 수정 2018.11.23 13:35
ⓒGoFundMe

노숙자 아담 길리언은 캐나다 에드먼턴에 있는 골동품 가게 ‘큐리오시티 인크’의 단골이다. 물건을 사러 들르는 단골이 아니라 거리에서 발견한 물건을 팔러 들르는 단골이다. 주인 알렉산더 아치볼드는 길리언이 내놓는 물건을 가능한 한 사준다. 상품 가치가 없을 때가 더 많지만, 길리언이 끼니라도 때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아치볼드는 최근에 매장에 들른 길리언이 팔겠다고 내놓은 디즈니의 ‘밤비’ 그림이 원본을 복제한 셀 애니메이션(cel animation - 투명한 셀 위에 그린 그림)일 거로 생각했다. 8, 90년대에 다시 제작됐을 물건이라는 생각에 별 가치를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0달러를 지불했다.

그런데 길리언한테서 받은 그림을 정리하던 아치볼드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942년에 개봉한 영화 ‘밤비’ 제작에 사용된 진품인 것이었다. 셀 뒷면에는 1937년 저작권 표시까지 돼 있었다.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는 아치볼드는 이 놀라운 발견에 대한 내용을 동영상에 올렸다.

아치볼드는 진품의 가치가 약 3,500달러에 달한다며 20달러에 산 물건에서 챙길 이윤을 모두 갖는다는 게 옳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 이윤을 50/50 나눠 갖는 게 가장 옳은 것 같다.”

아치볼드는 길리언의 처지를 잘 이해한다. 동시에 세 군데서 일하던 엄마 밑에서 자란 그는 집  대신 한 동안 여관에서 산 경험도 있다.

아치볼드는 ”문제는 [길리언]이 어디에 사는지 나도 모른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아치볼드는 길리언을 찾아 그가 있을 만한 곳을 이곳저곳 방문했다. 그러다 우연히 길리언의 한 친구를 만나게 됐고 그가 자주 찾는 곳이 어딘지를 알게 됐다. 그리고 2주 동안 그 장소를 매일 방문했다.

그런데 길리언을 다시 만나게 된 곳은 거리가 아닌 매장이었다. 길리언이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아치볼드는 매장을 찾은 길리언에게 이제까지 거리에서 발견한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인터뷰를 청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길리언에게 $1,700 수표를 건넸다.

그런데 골동품 가게 주인이 노숙자에게 건넨 선물은 돈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었다.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길리언을 위한 페이지가 생겼다. 목표액인 1만 달러가 훌쩍 넘는 금액이 단시간 안에 모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매체를 타면서 길리언을 찾던 어머니, 가족이 그와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길리언은 아치볼드의 도움으로 임시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온타리오에 사는 가족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아치볼드의 말이다. ”길리언을 기차역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문제는 호텔에 도착했는데 그가 보이질 않았다. 알고 보니 겨울 부츠가 없는 친구 노숙자에게 자기 부츠를 주러 잠깐 나갔던 것이다.” 

아치볼드는 기차역으로 향하는 도중 자기 매장에 잠깐 들렸다. 골동품 주인이 원하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를 길리언에게 설명한 후 일자리를 찾는다면 아는 사람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차에서 점심으로 먹을 자기 아내가 준비한 샌드위치를 길리언에게 건네주었다.

 

*야후라이프스타일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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