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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서 요리해야 하는 주부의 고통은 늘어났다. 이제 휴식이 필요할 때다

"아무리 요리를 좋아해도 매일 하다 보면 금방 레파토리가 바닥나 힘들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Getty Images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집에서 밥 먹을 기회가 증가했다. 집에서 밥을 꼬박꼬박 요리하고 챙겨 먹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사를 전담하는 주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때로 주부의 이런 고민은 무시되기 싶다. 허프포스트일본은 매일 가족을 위해 요리해야 하는 주부의 고충을 들어보았다.  

일본 가나가와현에 살고 있는 시바무라(34)는 ”요리 자체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매일 식단을 정하는 게 상당한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요리하기 전 냉장고에 어떤 식재료가 남아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메인 식재료(고기 또는 생선)를 선택하고, 그것을 사용한 주요 반찬, 그리고 사이드 반찬 1~2종, 그리고 국을 요리한다. 하지만 이것도 반복할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고 그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족을 위해 요리할 때 요리하는 자신의 취향보다 다른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 요리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시바무라는 ”또 내 취향대로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에게 차려줬는데, 음식이 남을 경우 더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매일 요리할 메뉴를 정하는 게 고통이지만 가끔 한 번에 메뉴가 쉽게 정해지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10'000 Hours
10'000 Hours ⓒGETTY CREATIVE


″요리하는 건 좋아하는데 다른 이들을 위해 식단 짜는 게 너무 고통이다”

허프포스트 일본에 많은 독자가 마음이 내킬 때 좋아하는 요리를 할 때는 즐겁지만, 가족이나 공동체를 위해서 매일 해야만 하는 요리는 힘들다고 사연을 보내왔다. 많은 이들이 이 사실에 공감하면서도, 사실 주위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말을 꺼내기 힘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정말 매일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는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고통이다.  

시바무라는 아무리 요리를 좋아해도 매일 하다 보면 금방 레파토리가 바닥나서 힘들다고 말했다. ”비교적 요리에는 자신도 있고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후 반년도 되지 않는 사이에 점점 요리하는 메뉴가 반복됐다. 같은 음식만 반복해서 만들고 있었다. 파트너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꺼림칙하고 괴로웠다. 결국 이 생각을 솔직하게 파트너에게 말했다.” 그의 파트너는 ”왜 그런 일로 고민해? ? 3일 정도 같은 반찬이라도 나는 전혀 상관없어”라고 답했다. 그는 이런 파트너의 예상외의 반응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이 사연에 향토 음식을 주제로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 하쿠오 아츠시는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 사실 시바무라처럼 매번 ‘주요리, 반찬, 국‘까지 영양만점 풀코스 요리를 만들어 내는 건 상당한 노동이 필요하다. 당연히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때로는 가족을 위한 요리보다 ‘나’를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음식 수를 줄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한 접시로 끝낼 수 있는 파스타나, 국밥 등으로 가짓수를 줄여보자. 

 

by [D.Jiang]
by [D.Jiang] ⓒGETTY CREATIVE

  

″나를 더 아껴보자. 그렇지 않으면 일은 계속할 수 없다”

″한 가지 요리만 하는 건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오늘은 요리보다 나를 더 아껴보자.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계속할 수 없다. 아니, 나를 우선시하지 않고는 남을 위해서만 일해서는 안 된다.”

아츠시는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건 집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이 힘들어하지 않는 거라고 말했다. ”가족을 생각해서 맞춰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결국은 끝이 없다. 요리를 만드는 사람의 취향이나 형편이 우선시 돼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당신이 자녀들이 장래에 그들의 파트너와 살 때도, 이는 유익하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의 조언의 핵심은‘가족의 니즈보다 요리하는 사람이 괴롭지 않고, 힘들지 않은 방법을 선택하라’다.

또 시바무라는 ‘요리하는 게 고통’이라고 했다. 이럴 때는, 해결책보다 먼저 휴식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사에는 정해진 휴식을 가지기 어렵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일에는 주 휴일이 있다. 그래서 가사에도 사실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 시간이 있어야만 의욕이 길러진다.” 아츠시의 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렇게 말해도 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당신이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구나’라는 걸 자각해 주었으면 한다. 그런 마음은 어수선한 게 아니고 게으른 것도 절대 아니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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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