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투’(MeToo) 운동 촉발점이 된 할리우드의 거물이자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67)이 법정에서 2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선고 전 변론에서 그는 미투 가해 남성들을 동정하는 진술을 했고 선고 후에는 멍한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11일 버라이어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 1심 법원은 선고 공판에서 웨인스타인의 형량을 이같이 선고했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이다.
이번 선고는 TV 프로덕션의 보조원이었던 미리암 헤일리와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2명에 대한 성폭행 혐의에 대한 것이다. 지난 2월 웨인스타인의 혐의가 인정된 두 건에 대해, 그는 1급 성폭행 혐의로 20년형, 3급 강간 혐의로 3년형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날 웨인스타인은 선고가 내려지기 전 ”미투 운동으로 인해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잃은 수천명의 남성들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비롯해 미투 가해 혐의자들을 매카시즘에 희생된 공산주의자에 비교했다.
웨인스타인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고소인들을 가리키며 ”나는 이들과 멋진 시간을 보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면서 이들과의 관계가 합의임을 다시 강조했다.
선고 후 웨인스타인의 변호인은 ”판사들이 미투 운동의 압력에 굴복했다. 비겁하다”면서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