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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직원 연봉은 삭감하고 회장님 연봉만 인상한 한진그룹 조원태와 호텔신라 이부진

한 명은 회장님 취임 이후 처음이라서, 한 명은 지난 3년 간 경영성과를 반영해서 책정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건 확실히 여행업계다. 여행사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항공 업계나 호텔 등 숙박 업계가 얻은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항공이 구조조정을하며 각각 6,500명, 5,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는 일도 눈 깜빡할 사이 벌어졌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일 리가 없다. 아시다시피 아시아나 항공이 한진그룹의 손에 넘어갔으니 말이다. 그렇다 해도 한진그룹이 널널한 상황이란 것은 아니다. 대다수 직원은 순환휴직 등 초긴축 경영으로 한해를 버텼다. 직원들은 이해했다. 일자리를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함께 서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함께 서 있다. ⓒ뉴스1

한데 한진그룹의 수장인 조원태 회장의 연봉은 지난 한해 64%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으로부터 17억3241만원, 한진칼로부터 13억6600만원 등 총 30억984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지난 2019년보다 63.6%(12억506만원) 증가한 수치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9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상여금을 포함해 13억7835만원, 한진칼로부터 5억1500만원 등 총 18억9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룹 전체가 초긴축경영을 하는 가운데 조 회장의 연봉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은 의아하다. 더군다나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7조 4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7% 감소한 2383억원으로 줄었다. 겨우 흑자를 내긴 했으나 화물 수송과 자산매각, 비용지출 최소화 등 위기 경영을 한 결과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뉴스1

지난해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이 월 급여의 50%를 반납하는 등 모든 임원이 직급에 따라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다. 한진그룹의 고액연봉자 가운데 한 명인 석태수 한진칼 사장의 경우 지난 2019년에는 연봉이 5억 60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억원 이상 연봉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급여 반납으로 인해 실제 수령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전 직원도 70%가 순환휴직에 돌입했다. 그 덕분에 총급여액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으며, 판매관리비의 경우 48.7%나 감소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조 회장의 연봉만 60% 이상 올랐다.

한진그룹 측은 이사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직위, 직무,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월 보수를 산정 후 이를 보상위원회 사전 검토, 이사회의 집행 승인을 통해 확정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함께 서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함께 서 있다. ⓒ뉴스1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조 회장이 2019년 회장에 취임했으나 실제 회장 직급에 맞는 보수는 2020년부터 받다 보니 2019년 대비 2020년 급여가 인상됐다”며 ”대한항공이 흑자를 본 것 등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조 회장의 보수를 정했다”고 밝혔다.

 

회장님들의 연봉 인상은 한진그룹만의 일은 아니다. 

호텔신라 이부진 대표이사
호텔신라 이부진 대표이사 ⓒ뉴스1

호텔신라의 경우 이부진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들은 억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반직원들은 주4일제 근무와 유급휴가 등으로 인건비를 줄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급여 11억8400만원에 상여금 37억100만원 등을 더해 모두 48억9200만원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연봉(약 32억원)보다 50% 이상 늘었다.

상여금 지급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경영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2020년 매출액 3조1881억원을 달성하고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발전을 위한 각 사업별 경쟁력 유지와 조직 안정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을 비롯해 부사장과 전무 등임원들도 격려 차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5000만원으로, 2019년(약 5900만원) 대비 20% 가까이 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 전경
신라호텔 전경 ⓒ뉴스1

물론 주 4일제 등으로 이전보다 일을 덜 했으니 논리상으로 급여가 줄어든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통상 매출·순이익 등 경영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산정되지만, 지난해 호텔신라는 회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 직원들은 휴직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상황에서 오너 일가인 이부진 대표이사와 호텔신라 임원들이 명목 없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의 연봉 중 장기성과인센티브(상여)로 책정된 금액은 최근 3개년(2017~2019년) 경영성과에 따른 것인데, 미리 충당해둔 자금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2020년 실적 등이 반영되면 (임원들의) 향후 연봉도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영업 이익이 반토막 나고, 창사 75년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최악의 상황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 이에 서경배 그룹 회장과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월급을 반년동안 각각 50%, 20% 삭감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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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호텔신라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