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배고플 때 화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배고플 때의 당신은 진정한 당신이 아니다?

ⓒlolostock via Getty Images

맛있는 저녁 식사를 상상하며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데 길이 막힌다. 화가 난다. 식당에서 주문한 요리가 늦게 나온다. 또 화가 난다.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화를 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최근에 유행하는 신생어 ‘hangry(행그리 - hungry, angry 합성어)’를 겪은 사람에 속한다.

옥스퍼드 사전에 올해 등재된 이 신생어는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느꼈을 만한 상태를 설명한다. 이 (당연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가 나왔다.  

Emotion 저널에 실린 이번 연구를 이끈 제니퍼 맥코맥은 ”허기 때문에 사람 기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허기 때문에 공격적인 또 충동적인 행동도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심리적 과정을 통해 허기가 행그리 상태로 전개되는지는 의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과학자들은 행그리 상태를 유발하는 심리적 배경을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행그리 현상이 단순한 혈당 저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기와 함께 환경적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겪을 때 사람이 행그리 현상에 더 취약해진다는 걸 관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 이유는 배고픔과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분리해서 인식하는 인간의 능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공동저자 크리스튼 린드퀴스트 교수의 말이다. ”배고프다고 무조건 난동을 부리는 건 아니다. 그러나 허기와 함께 엄습한 불쾌감이 식사 후 사라지는 걸 체험한 사람은 많을 거다. 허기로 인한 불쾌감을 다른 사람 때문에 화가 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바로 행그리다.”

배만 잘 채우면 죄 없는 사람에게 화내는 일은 사라진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왜 불쾌한지 그 원인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SASIISTOCK VIA GETTY IMAGES

연구팀은 기분과 허기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 200명 넘는 대학생 일부에게는 먹을 걸 주고 나머지에게는 금식을 시켰다. 또 일부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게 했다. 

그다음 모든 학생에게 컴퓨터로 작성해야 하는 ‘지루한 과제’가 주어졌다. 컴퓨터는 학생들이 과제를 마치기 전에 저절로 고장 나도록 조작됐다.

연구 대상자들은 시험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과 실험에 대한 질적 평가를 기록했다. 허기가 심한 학생들은 스트레스 같은 불쾌한 기분을 더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자신의 감정을 살피지 않은 학생은 분노로 가득했다. 이들은 또 연구자를 비판적이고 거친 사람으로 인식했다. 배가 고픈 상황에서도 자기감정을 살핀 학생들로부터는 감정적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얼마나 잘 살피느냐에 따라 행그리 현상의 정도도 달라질 거라고 봤다. 불쾌한 기분이 허기 때문이라는 걸 인지하는 사람은 화를 덜 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므로 배가 고파 자기 속의 헐크가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면 그런 감정을 잘 살펴 허기와 행그리를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코맥은 스니커즈 초콜릿 관련해 ”유명한 광고문구가 기억난다. ‘배고플 때의 당신은 진정한 당신이 아니다.’라는 문구 말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허기를 느끼는 상태에서도 자신의 감정만 잘 살피면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과학 #이상한뉴스 #연구 #분노 #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