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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모가 납득하겠나":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가 장례 중 황망한 심경을 전했다

생전 아들과의 대화도 공개했다.

한 의대생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 의대생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뉴스1, 손정민씨 아버지 블로그

반포한강공원에서 자취를 감춘 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아들의 장례를 치르며 황망한 심경을 전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2일 KBS에 ”어제랑 오늘, 정민이의 친구들이 정말 많이 왔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데 왜 저렇게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 중에 제 아들이 없는지”라며 애 끊는 부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 또래의 조문객들을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지금도 꿈 같고, 지금도 집에 가면 정민이가 있거나 올 것 같은데 우리 아들은 저기 누워있다”며 ”왜, 왜, 그랬는지를 알고 싶다. 그것만 알면 정민이를 잘 보내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결정적 사인이 머리 쪽 상처가 아니란 부검 결과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왜 아들이 강물로 들어가게 됐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의문을 표했다. 새벽 3시 반부터 4시 반 사이의 한 시간 동안 아들이 정확히 언제 혼자 남게 됐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아들이 물 쪽으로 가게 됐는지 알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스물 두살의 팔팔한 애들이 깼는데, 그 다음에 한강에 걸어 들어갔다는 게 이해가 될 수 있나. 거기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족할 수 없다”고 말한 아버지는 ”자다 일어난 애가 걸어가서 한강에 빠졌다는 것을 어떤 부모가 납득을 하겠나”라며 진실을 알아야 아들을 편하게 보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일주일 전에 걔(아들)가 나가는 걸 붙잡았어야 됐을까. 아니면 우리가 뭘 더 했으면 걔가 물에 빠지는 걸 막았을까”라며 ”정민이 친구가 다시 집에 가서 우리한테 알려주지 않고, 온 가족이 나오는 새벽 5시 반까지 그 한 시간 동안 정민이가 만일 어딘가에 있었다면 그 시간에 사고를 당했을 수도 있다. 다섯 시 반보다 먼저 나가서 물에 빠지는 걸 막았으면 살릴 수 있었을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같은 날 아버지는 블로그에 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은 장례 2일째로 드디어 입관을 했다”며 ”한강 물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예쁘게 해줬다”고 적었다.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블로그

이와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고인이 아버지에게 ”아빠 고마워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아빠 감사해요 앞으로도 속 안 썩이고 잘 지낼게요”라는 등 애정을 듬뿍 담아 보낸 메신저 대화들이 담겼다.

이 가운데는 손정민씨가 할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아빠 엄마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정민이 늙는 것까지 보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아버지는 ”저는 이 말을 지키고 있는데 이놈(아들)이 지키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전 이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다”며 ”이제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아내와 다짐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 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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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실종 #한강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