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5일 09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21년 11월 15일 11시 52분 KST

[하하호] 리유저블 컵 대신 '다회용 컵'

어떤 외래어든 쉬운 우리말로 바꿔주는 하하호 시리즈 15편

<허프포스트>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의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하하호’ 시리즈를 진행합니다. ‘하하호’는 어떤 외래어든 쉬운 우리말로 바꿔주는 ‘소통 특급 번역기’입니다. 새로운 신조어나 외래어가 세대 간의 소통을 막고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만들어진 칫솔은 아직 완전히 분해되지 않았다′

Javier Zayas Photography via Getty Images
대나무로 만들어진 치솔 

최근 대나무 칫솔 등 친환경 칫솔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어찌 보면 저 한 줄로부터였다. 보통 칫솔 한 개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0~500년 걸리기 때문이라는 통계 자료도 등장했다. 내 평생 이름 한 줄은 남기지 못하겠지만 지금 남긴 칫솔은 무려 6~7대에 걸쳐 남게 된다는 점은 충격적이었다. 사실 플라스틱 분해에 100년이 걸린다는 말이 뭐 그리 새삼스러웠겠냐 만은 전 세계가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에 시달리면서 플라스틱은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다만 코로나 19로 인해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사용이 더욱 급증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음식은 배달로 시켜 먹고, 택배 사용량이 급증한 탓이다. 녹색연합은 통계청 음식 서비스 거래액을 분석해 일회용 배달 용기가 매일 최소 830만 개가 버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 앱들은 일회용 수저 안 받기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이 방안으로 무려 6,500만 건의 일회용 수저 주문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처지다. 전체 배달 용기 중 플라스틱 용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47%에 가깝기 때문이다. 

뉴스1
2021년 8월 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7주차를 맞이하면서 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는 가구가 늘어나 배달용기 등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배달음식 등으로 생긴 스티로폼들이 쌓여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더뎌진 분야도 있었다. 바로 음료 분야다. 죄책감의 산물이었던 플라스틱 컵과 빨대 대신 물통과 종이 빨대 사용을 그 어느 분야보다 먼저 도입했었다. 하지만 내부 컵 사용에 대한 두려움은 다시 일회용 용기라는 대책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9월 28일 스타벅스가 ‘리유저블 컵(Reusable Cup)’ 행사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하루 동안 매장에서 커피 등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리유저블 컵에 담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열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이 컵을 받기 위해 일부 지점에서는 1~2시간 이상의 대기가 생기기도 하였으며, 길어진 시간 때문에 음료를 가져가지 못해 컵을 폐기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로 지적된 것 중의 하나는 이날 제공된 리유저블 컵을 가져가기를 원하지 않았던 이들도 있었다는 점과 리유저블 컵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리유저블(Reusable)은 ‘재사용할 수 있는’ 이란 뜻을 가진 영어 표현이다. 고로 리유저블 컵이란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컵이란 의미다. 이 뜻을 모르는 이들 중에는 컵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뉴스1
지난 9월 28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한국프레스센터점에서 고객이 다회용컵에 나온 음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날 하루 동안 전국 매장에서 제조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고객들에게 제공된 리유저블 컵은 일반 일회용 컵보다 재질상 단단한 플라스틱(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서 이를 일회용처럼 버렸을 경우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3.5배 더 높아진다고 한다. 적어도 4회 이상 사용해야 친환경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리유저블 컵’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다회용 컵’을 선정했다. 리유저블 컵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뜻을 모른다면 유추가 불가능하여 앞선 사례처럼 버리고 가는 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 그 반면에 ‘다회용 컵‘이라고 말한다면 쉽게 해당 뜻을 이해하고 유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환경을 생각해 다회용 컵을 쓰자는 행사 내용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도 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심각해질 것이 자명해지는 요즘, 다회용 컵이라는 단어가 더욱 많이 쓰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지급부터라도 많은 이들이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어려운 외래어가 아닌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쓸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부터 리유저블 컵 대신 ‘다회용 컵’으로 바꿔쓰는 것은 어떨까? 

 ‘리유저블 컵’→ ‘다회용 컵’

외관은 포장 구매용 종이컵과 같지만 재질이 특수하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