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수해 지역은 폭염과 코로나로 인한 일손 부족으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손은 부족한데 봉사자를 더 받을 수 없는 상황.

34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속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해복구 현장이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복구현장은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라 자원봉사자를 무조건 받을 수도 없어 수해복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임직원 봉사단이 지난 10일부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을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은 오는 31일까지 현지에 머무르며 피해 복구지원과 전기점검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사진은 LG전자 서비스엔지니어들이 침수 가전을 수리하는 모습.
LG전자 임직원 봉사단이 지난 10일부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을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은 오는 31일까지 현지에 머무르며 피해 복구지원과 전기점검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사진은 LG전자 서비스엔지니어들이 침수 가전을 수리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18일 전남 구례군 등에 따르면 낮 최고 34도까지 올라선 가운데 이날도 수해가 심각한 구례와 곡성에서는 복구작업이 이어졌다.

수해복구를 시작한 지 10일 동안 곡성군 8905명, 구례군 1만8662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대다수가 공무원과 국군장병,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날도 여전히 도시 전체가 축축한데다 폭염이 내리쬐면서 가만히 서 있어도 훈김이 올라와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더위에 지친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10분 일하고 10분 쉬다를 반복하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는 복구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가 소금물을 마셔가며 복구작업을 하는가 하면 흙이 묻는 손으로 흐르는 땀을 훔치다보니 얼굴은 땀과 흙으로 범벅이 돼 있고, 작업을 해도 속도감이 없다.

찜통더위도 문제지만 도배·장판이라도 하고 최소한의 살림살이를 준비하려면 앞으로도 족히 9월 한 달은 쓸고 닦고 해야 할 상황인데 일손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찜통더위에 복구작업을 하는 인력들의 입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긴 한숨과 함께 신음소리가 토해지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16일 오전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방문해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옆으로 무너진 건물과 시설물 잔해가 보인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16일 오전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방문해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옆으로 무너진 건물과 시설물 잔해가 보인다. ⓒ환경부 제공
경북 포항에 주둔 중인 신속기동부대인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15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에서 대대급 병력을 투입,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병대는 지원물자와 중장비 등을 투입 침수가옥 및 도로정비, 방역 지원 등 복구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 주둔 중인 신속기동부대인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15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에서 대대급 병력을 투입,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병대는 지원물자와 중장비 등을 투입 침수가옥 및 도로정비, 방역 지원 등 복구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제공

곡성읍에서 봉사활동을 하고있는 김모씨(55)는 ”습기가 많은 데다 폭염까지 쏟아져 숨쉬기가 곤란하니까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쉬엄쉬엄 해야지 급히 서두르다가는 산 사람 잡겠다”고 걱정했다.

구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모씨(60)는 ”그냥 숨쉬기도 힘든데 마스크까지 끼고 일을 하니까 땀은 줄줄 흘러내리지, 안경에 습기가 차서 눈앞은 캄캄하지 정말 힘드네요”라며 ”너무 더워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아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도 빠른 수해복구에 발목을 잡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자원봉사자들을 무작정 받기도 힘든 실정이다.

실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일부 코로나 감염 위험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을 받지 못하면서 수해복구 공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11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에서 군청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11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에서 군청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줄다보니 소방, 경찰 등 공무원들과 국군장병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곡성군은 공무원 5814명, 군인 2488명이, 구례군은 공무원 3114명, 군인 5880명이 투입됐다.

실제 이날 곡성군 수해복구에 투입된 인력은 1108명으로 군인 450명, 공무원 470명이다. 구례는 1607명 중 군인 1015명, 공무원(소방, 경찰, 군청 공무원) 200여명이 투입됐다.

구례군 관계자는 ”습도는 많지, 햇볕은 뜨겁지, 복구작업하는 공무원, 군인, 자원봉시자 모두 큰 고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물에 젖은 것을 들어내고 부서진 것은 치우는 등 장비나 힘으로 하는 일이라면 이제부터는 쓸고 닦고 일손이 많이 팔요할 때인데 코로나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받을 수 없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11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에서 한 주민이 침수로 인해 비닐하우스 내 문만 남은 화장실을 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11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에서 한 주민이 침수로 인해 비닐하우스 내 문만 남은 화장실을 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뉴스1
'물폭탄'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갔던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의 어미소가 구조된 다음날인 11일 새벽 건강한 쌍둥이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갓 태어난 송아지들이 사이좋게 어미의 젖을 먹고 있다.
'물폭탄'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갔던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의 어미소가 구조된 다음날인 11일 새벽 건강한 쌍둥이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갓 태어난 송아지들이 사이좋게 어미의 젖을 먹고 있다. ⓒ구례군 제공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폭우 #장마 #수해 #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