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12월 31일 14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2월 31일 14시 10분 KST

2020년에 실제로 벌어졌던 가장 긍정적인 사건 18가지

코로나19로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지만, 희망적인 소식이 없지는 않았다.

Eduardo Munoz / Reuters
(자료사진) 2020년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였다. 

이것 만큼은 미리 분명히 해두자. 2020년은 대단히 힘겨운 한 해였다. 정초부터 억만장자 162명이 인류의 절반이 가진 재산을 합한 것 만큼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를 막 헤쳐나온 참이었다. 2월이 되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다. 전 세계에서 170만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을 일자리를 잃었으며,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 자영업자들은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닥친 그 모든 어려움들 속에서도 희망을 엿보게 하는 일들도 있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2020년에 벌어진 좋은 일 18가지를 모아봤다.

 

Kevork Djansezian via Getty Images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했다. 비영어 영화로는 최초이자, 한국인 감독 최초의 수상이다.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네 부문에서 수상했다. 2020년 2월9일.

 

한국인 최초 오스카 작품상 수상으로 봉준호 감독이 역사를 썼다

2월,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국가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이 상을 거머쥐었다. 비영어 영화로는 최초의 작품상이기도 했다.

봉 감독이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소감은 큰 화제를 모았다.

″자막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핀란드가 아빠의 육아휴가 기간을 늘렸다

2월, 핀란드의 새 정부는 ”웰빙과 젠더 이퀄리티 증진”을 위해 엄마와 아빠에게 동일한 육아휴가를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BBC에 따르면, 이에 따라 엄마와 아빠는 각각 164일씩 총 14개월의 유급 육아휴가를 쓸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는 공평한 육아휴가를 도입하는 유럽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스웨덴은 부모 합산 총 480일의 육아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콩고에서 마지막 에볼라 환자가 퇴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최후의’ 에볼라 환자가 3월에 퇴원했다고 전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희생을 낳은 전염병과의 싸움에 있어서 중대한 이정표를 세운 사건이었다. 

 

밀렵 감시견이 남아공에서 45마리의 코뿔소를 구했다

3월, 밀렵꾼들로부터 야생동물들을 보호하도록 훈련된 감시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5마리의 코뿔소를 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글과 블러드하운드 등으로 이뤄진 이 감시견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레이터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밀렵꾼들을 퇴치하는 훈련을 받았다. 남아프리카야생대학과 이반카퍼야생보호협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밀렵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는 9442마리의 코풀소가 밀렵에 희생됐다. 

ASSOCIATED PRESS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블랙라이스스매터'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시위 모습. 2020년 6월5일.

 

전 세계 시민들이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맞섰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목조르기 체포’로 사망한 이후, 미국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시위는 세계 곳곳으로도 퍼져 60개 넘는 국가에서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벌어졌다.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위의 한 참가자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전 세계로 퍼진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영국, 터키, 뉴질랜드 등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있었다.

 

크레욜라가 새로운 피부색 크레용을 출시했다

미국 최대 문구 브랜드 크레욜라는 5월 가장 포용적인 피부색 크레용을 공개했다. 이 ‘세계의 컬러’ 팩에는 40가지 넘는 피부색을 표현한 크레용들이 들어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정확한 색깔로 세상을 칠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크레욜라는 우리가 발표한 새 ‘세계의 컬러’ 크레용으로 (인종을 불문하고) 모든 이들이 스스로를 더욱 잘 표현하고, 더 큰 소속감과 인정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크레욜라의 CEO 리치 우어셀이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폐지 시도를 기각했다

여름이 되자 미국에서는 시민권에 관한 역사적인 판결들이 이어졌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를 폐지하려던 트럼프 정부의 시도를 기각했다. 65만명에 달하는 젊은 미등록 이민자들이 강제추방 위기에서 벗어났다.

‘5 대 4’로 갈린 이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항소법원과 똑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 정책을 폐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시도는 ”독단적”인 법률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직장 내 차별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같은달, 연방대법원은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다. 1964년에 제정된 민권법 제7조의 차별금지 조항이 성적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을 근거로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직원들을 차별하는 행위까지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6대 3으로 내려진 이 판결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닐 고서치 대법관은 진보 성향 판사들 쪽으로 합류해 다수 의견을 이뤘다.

″오늘 우리는 동성애자 또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고용주가 직원을 해고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답은 분명하다.” 고서치 대법관이 밝혔다. 

ASSOCIATED PRESS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고양이가 그려진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베오그라드, 세르비아. 2020년 11월27일.

 

외출금지령 덕분에 동물보호소가 한산해졌다

코로나19 봉쇄조치로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보호소와 비영리 동물구조단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7월 닐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는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새로 맞이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그와 같은 응답이 5%도 채 되지 않았다.

미국 내 관련 통계를 수집하는 비영리단체 ‘보호소동물카운트’에 따르면, 보호소로 들어오는 동물들은 지난해보다 24% 감소했다.

 

아프리카에서 소아마비가 공식적으로 퇴치됐다

지난 8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퇴치됐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가 위협으로 존재하는 국가는 단 두 곳(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만 남게 됐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역사적인 ‘최초’ 타이틀을 단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10월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일본계)는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감독이 됐다. (흑인으로는 두 번째였다.)

11월에는 킴 응(중국계)이 마이애미 말린스 단장이 되면서 MLB 최초의 여성 단장이자 최초의 동아시아계 단장이라는 역사를 썼다.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스코틀랜드의 한 마트에 월경용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던바, 스코틀랜드. 2020년 11월25일.

 

스코틀랜드가 여성들에게 월경용품을 무료로 보급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11월, 스코틀랜드 의회는 탐폰이나 정혈대(생리대) 같은 월경용품을 무료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정부는 정혈대와 탐폰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를 보급하기 위한 전국적인 프로그램을 마련야 한다. 학교와 대학교를 포함한 공공건물들도 화장실에 화장지와 똑같이 정혈 관련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은 ‘정혈(생리) 빈곤(period poverty)’을 겪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2019년의 한 연구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한 번이라도 월경용품을 구입할 돈이 없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저소득층 여성의 3분의 2에 달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역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야 했던 게 적어도 환경에는 도움이 됐다. 올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은 지난해보다 7%(24억톤) 감소했다. 역대 가장 큰 감소폭이다.

 

2020 미국 대선 투표율은 1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투표가 조금 더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바이러스가 유권자들을 막지는 못했다. 11월에 치러진 미국 대선에 참가한 유권자수는 12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의 3분의 2가 투표에 참여했다.

 

성소수자와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들이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모두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쏠린 가운데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성소수자와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들이 미국 곳곳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적어도 50명의 유색인종(민주당 46명)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럿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에 따르면, 이건 이전 선거의 기록(48명)을 뛰어넘은 것이다. ‘블랙라이브스매터’ 활동가였던 코리 부시는 미주리주에서 흑인으로는 최초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흑인이자 논바이너리, 무슬림인 마우리 터너(민주당)은 오클라호마주 주 의원에 당선됐다. 델라웨어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인 사라 맥브라이드가 미국 최초의 공개 트랜드젠더 주 의회 의원이 됐다. 

ASSOCIATED PRESS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유인우주선을 태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0년 12월6일.

 

우주 탐사에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

지구에서의 삶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우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조금 달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가장 진일보한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냈고, 소행성에 우주선을 착륙시켰다. 그리고 2011년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처음으로 스페이스X가 유인우주선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종교 지도자들이 성전환치료 금지를 촉구했다

12월, 370명 넘는 종교 지도자들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전환치료국제적으로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GIC(글로벌 종교 간 협회)는 또 성소수자들에 대한 폭력과 범죄화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유대교아카데미’ 회장 멜 고틀리브 랍비, 침례교협회 회장 마이클-레이 매튜 목사 등이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종교가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 인터섹스들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을 초래하는 잘못된 가르침을 전해왔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덕분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됐다

올해 최고의 뉴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얘기다. 지난 11월, 화이자는 90% 넘는 효과를 보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며칠 뒤에는 모더나가 94% 효과를 보인 백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12월14일부터 의료진 등 필수인력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올해가 끝나가는 현재,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210만명이 접종을 받았다. 

전 세계 백신 연합체인 코백스(COVAX)는 20억 도즈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 허프포스트US의 18 Actually Good Things That Happened in 2020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