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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플은 노숙자를 돕는다며 4억 넘는 온라인 모금 사기를 쳤다

‘선행나누기’ 사기극은 아이러니하게도 돈 때문에 무너졌다

  • 김태성
  • 입력 2018.11.16 16:01
  • 수정 2018.11.16 16:11

작년에 보도된 ‘굿뉴스’ 중에서도 특히 돋보인 사례였다. 재향군인 출신 노숙자의 우연한 친절에 보답하고자 한 커플이 그의 재활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사연이었다. 작년 가을, 인터넷을 타고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40만 달러(미화) 이상의 거금이 모였다. 

그러나 뉴저지주 검찰에 의하면 이 이야기는 마크 다미코, 케이트 맥클류어, 조니 바빗 주니어 세 사람이 조작한 사기극이다.

벌링턴카운티 검찰 스콧 커피나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모금 운동은 선행나누기라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듯했다”라며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거짓을 기초로 모금 캠페인을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커플과 노숙자는 각각 제2급 모함죄와 사기 절도 혐의를 받게 됐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다미코, 맥클류어, 바빗은 10에서 20년 사이의 실형을 살게 된다.

다미코와 맥클류어는 지난 수요일 당국에 자수했다. 12월 24일 법원 출두를 조건으로 현재 풀려나 있는 상태다. 바빗 주니어는 지난 수요일 필라델피아에서 검거됐으며 뉴저지로 송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맥클류어가 노숙자 사연을 인터넷에 올린 지 약 1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 정황이 잡혔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노숙자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휘발유 부분은 사실이지만 노숙자 이야기는 아니야”라며 ”사람들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이야기를 지어냈지.”라고 문자에 덧붙였다.

맥클류어와 다미코를 대표하는 어네스트 배드웨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발언을 아꼈다. 바빗의 변호사에게도 발언을 부탁했지만 아직 대답이 없다.

모금 캠페인 사이트인 고펀드미 대변인 바비 휘트소언은 해당 캠페인의 모금액 전체를 기부자들에게 되돌려줄 예정이라며 ”조만간”에 반납하겠다고 야후뉴스에 밝혔다.

휘트소언의 말이다. ”고펀드미는 1%의 사기행위도 용납하지 않는 방침을 준수한다. 한 건의 사기 캠페인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혹시 그런 일이 생길 경우 우리는 기부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바빗, 다미코, 맥클류어.
바빗, 다미코, 맥클류어. ⓒYahoo News

‘착한 사마리아인’ 노숙자와 그의 친절에 감동한 커플의 이야기는 작년 10월에 시작한다. 필라델피아 고속도로를 달리던 맥클류어 자동차에 휘발유가 떨어졌다. 

맥클류어의 당시 말에 의하면 그 순간 바빗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노숙자는 그녀 혼자 주유소까지 가는 건 위험하다며 자기가 대신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수중에 있던 마지막 $20로 휘발유를 사 왔다.

맥클류어는 고펀드미 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그 상황을 설명했다. ”자니는 내게 1달러도 요구하지 않았다. 당시 내 수중엔 돈이 한 푼도 없었다. 그래서 지난 몇 주 동안 그 자리를 지날 때마다 차를 잠깐 세우고 자니를 만나곤 한다. 휘발윳값을 갚았고 자켓과 장갑, 모자, 따뜻한 양말을 선물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몇 달러씩 그에게 건네준다.”   

맥클류어와 남자친구 다미코는 바빗의 선행에 감동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빗을 위한 아파트 임대료, ”쓸만한 자동차” 그리고 6개월 정도의 용돈을 마련하고자 목표액 1만 달러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친절한 노숙자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퍼지면서 40만 달러가 졸지에 모였다. 기부자 수는 14,000명을 넘었다.

커플은 ”여러분 덕분에 바빗은 집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라고 나중에 글을 또 추가했다.

커피나 검사의 말이다. ”고속도로에서 휘발유가 동났다는 그녀의 주장은 거짓이다. 바빗은 자신의 마지막 $20을 선행에 쓰지 않았다. 다미코, 맥클류어, 바빗은 가짜 굿뉴스를 만들어 기부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맥클류어 관리하에 있는 은행 계좌로 송금된 총액은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도 4억원이나 됐다($367,000). 

그런데 그들의 ‘선행나누기’ 사기극은 아이러니하게도 돈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바빗은 커플이 돈을 빼돌렸다며 자기 몫인 30만 달러를 요구했다. 세 사람이 이같은 민사소송에 얽혀있다는 사실을 접수한 뉴저지주 검찰은 형사 수사를 개시했다. 

‘메긴 켈리 라이브’ 쇼에 얼마 후 등장한 맥클류어와 다미코는 바빗의 주장은 근거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가 돈을 마약에 사용할까 봐 걱정되어 일부를 보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누저지주 벌링턴카운티 검사 스콧 커피나
누저지주 벌링턴카운티 검사 스콧 커피나 ⓒYahoo News

커피나 검사는 ”바빗은 자기가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을 주장했다. 그러나 돈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라고 세 사람의 문제를 압축했다.

검찰에 의하면 다미코와 맥클류어는 이미 올 3월 이전에 모금된 돈 대부분을 탕진했다. 새 자동차를 샀고 여행을 다녔으며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 커피나 검사는 그들이 약 2만 달러를 도박에 쓴 것으로 추정되며 카지노 근처 ATM에서 거의 9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인출한 기록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뉴저지주 경찰은 커플의 집을 급수색했다. 그러나 커플을 당시 구속하지는 않았다.

같은 달, 고펀드미는 바빗 앞으로 돌아갔어야 할 돈을 회사가 대신 지불하겠다고 발표했다. 고펀드미가 그 약속을 지켰는지 또 지켰다면 그 돈을 다시 회수할 계획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커피나 검사는 다미코-맥클류어 커플이 모금 캠페인 개시 약 한 달 전 해병대 재향군인 출신 바빗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고, 그 계기로 사기극을 계획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야후뉴스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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