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데" 현재 '택배기사 갑질 논란' 고덕동 아파트 단톡방 상황

기사들은 손수레를 끌고 물품을 배달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갈무리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갈무리 ⓒ뉴스1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5000세대 규모 아파트에 택배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면서 이른바 ‘택배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민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일부 주민들이 택배 기사들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합의점을 마련해 택배 노동자들과 상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입주민들도 있어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뉴스1>이 입수한 입주민 단체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일부 강성 입주민들은 택배 기사들을 향해 수위 높은 비판과 비난을 퍼붓고 있다.

특히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이날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 입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입주민은 ”이 아파트를 택배 불가 지역으로 정하면 과연 누가 손해냐”며 ”우리 손해보다 택배사가 엄청 타격일듯한데 배부른 멍청이들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입주민은 ”아파트에 배당받으신 것만으로도 감사히 받아야 한다”며 ”특혜에 특혜를 더 바란다”고 주장했다. 오르막길이 많은 주택가가 아닌 아파트로 배달하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택배노조 결정에 동조하는 업체는 배송을 지양하겠다”, ”더이상 입주민을 힘들게 하지 말고 탑차를 바꿔라”, ”아파트 앞 기자회견 진짜 기분 나쁘다.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 건데” 등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갈무리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갈무리 ⓒ뉴스1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아파트 단지 내 지상 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했고, 모든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택배 차량(탑차)은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2.3m)보다 차체가 높아 아예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택배사들은 아파트 후문 인근 경비실에 택배를 놓고가 상자 1000여개가 쌓이기도 했다.

이 택배 상자들은 아파트 측이 ‘택배 물품을 찾아가라’고 통보한 뒤 주말 비 소식을 접한 기사들이 회수해 가면서 없어졌고, 지금은 기사들이 손수레를 끌고 직접 물품을 배달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주민들은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이날 통화에서 ”처음 분양할 때부터 차 없는 아파트로 만들어졌다면서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며 ”입주민 투표는 없었다. 지금 차량 통제를 반대하는 입주민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지금이야 날이 좋다고 하지만 여름이 되면 무슨 고생이냐. 택배기사분들이 너무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택배노조는 이날 아파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별 배송 불가 아파트로 지정했다.

노조 측은 “14일부터 아파트 입구까지 배송한 뒤 입구에 물건을 적재하고 노조가 찾아오는 고객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매일 저녁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의 갑질 철회를 위한 행동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상학 기자 shakiroy@news1.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택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