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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부부의 인종차별 신고에 경찰이 보인 반응

"코로나"라는 말을 수차례 듣고, 성희롱과 폭행도 당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부부가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성희롱,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지 경찰은 사건 접수도 하지 않으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이 유학생 부부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 U7 노선을 타고 귀가하던 중 독일인으로 추정되는 성인 남성 3명, 여성 2명으로 구성된 무리로부터 ”코로나”라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을 순찰 중인 경찰들. 2020. 4. 9. (자료사진)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을 순찰 중인 경찰들. 2020. 4. 9. (자료사진) ⓒ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남편 이모씨와 아내 김모씨는 불쾌한 내색을 했으나, 이들은 ”코로나, 해피 코로나 데이, 코로나 파티” 등 모욕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이어 한 남성은 김씨를 향해 ”섹시하다. 결혼은 했냐”며 손등에 키스를 하는 행동을 취하며 혀를 날름거렸다.

이씨와 김씨는 이 현장을 촬영했고, 이씨는 경찰에 즉각 신고를 했다. 이들 무리는 도망치기 시작했고, 이들을 쫓는 김씨를 밀치고 핸드폰을 빼앗으려 하기도 했다. 이들 무리는 이씨를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소동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지하철 기관사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김씨가 스트레스성 복통을 일으키며 쓰러진 사이 가해 집단은 도망을 쳤다. 출동한 경찰관은 도망친 무리 중 여성 2명을 붙잡았으나, 이들은 오히려 ”저 부부가 우리에게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말을 듣고 이씨와 김씨에게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고 도리어 훈계를 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육체적 폭력을 가하지 않고, 코로나라고 비웃기만 한 건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건 접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 이들은 ”독일 경찰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제서야 경찰은 아니라고 했다.

이씨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주독 한국대사관 긴급 영사전화를 했고, 대사관에서 경찰과 통화한 뒤에야 경찰은 사건을 접수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주장에도 경찰은 혐의에 ‘폭행‘과 ‘모욕‘만 포함하고, ‘성희롱’은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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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인종차별 #독일 #베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