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거
2020년 03월 28일 10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3월 29일 09시 57분 KST

중증 발달장애인의 둘째 언니이자 페미니스트, 장혜영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는 걸까?

[2020 총선 인터뷰] 장혜영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2번

HangangKim / Huffpostkorea
장혜영 

유튜버 ‘생각많은 둘째언니’(장혜영씨)를 처음 알게 된 건 작년쯤이다.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사는 혜영씨(33)는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하는 삶이 어떤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장애인 인권, 민주주의, 여성 이슈 등등 세상 많은 것들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내는 화면 속 혜영씨는 솔직하고, 곧고, 힘이 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다고?’ 적잖이 놀랐다. 장애가 없어도 내 한몸 책임지기 버거운 세상 아닌가.

혜영씨는 부모도 힘겨워하는 발달장애인 동생을 2017년 보호시설에서 이끌어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 ‘어른이 되면’을 만들었다. 같은 제목의 을 펴냈다.

자신이 가진 모든 채널을 동원해 장애인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해온 혜영씨가 최근 정치인으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맞다, 바로 이 길이구나’였다.

″한 몫의 시민으로서 정책의 변화를 촉구해 왔으나, 더딘 변화의 속도에 지쳤다”며 이제는 직접 법을 만드는 정치인이 되어 변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혜영씨의 출사표가 마음에 날아와 박혔다.

혜영씨를 만나면서 나는 이 문구가 떠올랐다. 2018년 1월, 미국 국가대표 체조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의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 중 한 명인 카일 스티븐스가 법정에서 나사르를 똑바로 쳐다보며 했던 말이다.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려 돌아온다.”

슬퍼하는 엄마를 위해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을 잘 돌보려 노력했던 여자아이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자라나, 게으르고 고루한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돌아왔다. 아래는 3월 23일 혜영씨와 만나 나눈 대화들이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많이 바쁠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정말 바쁜데 배우는 것도 많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큽니다.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정치인‘, ‘정의당’ 이렇게 하나의 덩어리로 뭉뚱그려서 생각했었는데, 그 안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 개개인을 만나게 되니까요.

그렇군요. 최근에는 누구를 만난 게 가장 기쁜 경험이었어요?

(약간 골똘하게 생각하더니) 당내 동료(청년) 정치인을 만날 때요. ‘넌 어떻게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왔어?’ 이런 느낌이랄까. 지금 비례대표 경선이 막 끝나기도 했고. 무인도에 있는 줄 알았는데, 섬 저편에 사람이 있어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에요. 동족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있기는 했구나.. (웃음)

하하. 근데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해요?

서로 그런 동질감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서로의 비빌 언덕이 되어야 한다.. 그런 거죠.

저는 혜영씨가 갑자기 정치인이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딱이다!’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심상정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정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으셨다고요?

‘어떻게 현실정치에 개입할 것인가‘는 늘 생각해오던 주제였어요. ‘정치권이 탈시설과 장애 당사자의 평등한 삶에 대해 이토록 관심과 의지가 없다면 내가 차라리 창당을 할까’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죠.(웃음) 그런데,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HangangKim / Huffpostkorea

개인적으로 중·노년 남성 중심의 TV 뉴스 화면에 저와 비슷한 젊은 여성이 딱 서 있으니까 그 자체로 반갑더라고요.

‘6월부터 시작될 21대 국회에서 2030을 얼마나 많이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훌륭한 답을 낸 정당은 정의당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청년에 명운을 걸었어요. 역대 최다죠. 비례대표 후보 선정할 때 청년에게 가산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번호를 할당해서 뽑았어요. 1번, 2번, 11번, 12번, 21번 혹은 22번은 35세 이하의 청년으로 하기로.

작은 정당에서 비례 대표 1, 2번은 가장 귀한 자리인 거잖아요. 오랫동안 운동해온 이들이 많은 조직에서.. 정말 크고 실질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해요. 쉽지만은 않았지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정해진 거고요. 그래서 더 긴장되는 부분도 커요. 제 자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 중증 발달장애인의 둘째 언니, 여성, 청년

 

청년 여성으로서, 중장년/노년 남성 중심의 정치판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한동안 한숨) 왜... 할 말이 너무 많으면 한숨이 나오잖아요. 서로 마주 앉아 있지만, 사는 세상이 정말 다르구나.. 그런 걸 진짜 많이 느껴요. 그 세상에서 중요한 것, 그걸 해내는 방식이 제 세상에서 중요한 것과 그걸 해내는 방식과 정말 다르구나. 이렇게 다른 사람과도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찾는 게 정치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지난 몇달간 ‘괜히 정치인이 됐다’ 후회한 적은 없었어요?

네. 없어요. 저는 후회를 잘 하지 않는 타입이에요. 선택하기 전에, 엄청나게 고민을 하거든요. ‘내가 만약 이 길로 가게 됐을 때, 최악으로 망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걸 생각해보고도 하고 싶다면, 후회가 들 수 없죠. 

가족들은 혜영씨의 갑작스러운 변신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첫째 언니나 아버지는 응원해주시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 마음대로 하면서 살았거든요. 내 인생 내가 책임지면서 살 테니까 이래라저래라하지 마시오.(웃음) 그렇게 보면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의 경험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동생의 존재가 제게는 무척 컸어요. 늘 나보다 절대적으로 힘든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우는소리를 할 수가 없다. 부모님은 동생을 책임지지 못할 것 같은데,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그런 생각을 일찌감치 해왔죠.

동생은 어때요?

‘잔소리하는 언니가 바빠졌다‘는 것에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아요.(웃음) 하루는 취해서 제가 ‘혜정아. 언니 직업이 뭐지?’ ‘언니 당이 어디지?’ 물어봤어요. 혜정이는 반복해서 알려주면 잘 기억하기 때문에 ‘정치인!‘, ‘정의당!’이라고 대답했죠. 동생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 변화에 대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니까. 오히려 그게 더 위로되기도 해요. 언제나 나를 똑같이 대해주는 사람이라는 게.

 

# 장혜정들과 함께 살아가는 국회의원

 

오늘 저희가 만난 이유인, 핵심 질문을 여쭤볼 시간이네요. 국회의원이 되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가장 먼저는 아니더라도) 반드시 해내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해 주세요.

제 정치적 영혼의 핵심에는 ‘탈시설’(장애인이 장애인 시설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어요. 장애인은 5000년 전에도 있었고, 5000년 후에도 있을 거예요. 어쩌면 장애는 인간이라는 종이 갖는 당연한 속성일지도 모르겠어요. 장애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속성이라면, 우리는 어떤 사회를 꾸려야 할까요. 장애는 변화시킬 수 없지만, 사회는 변화시킬 수 있잖아요. 

뉴스1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 위원장이 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비례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장애인과 나머지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요? 왜 수많은 사람이 장혜정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몇년 전 세바시 영상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사회가 구성되는 방식이라는 게 끝없이 사람을 능력으로 수량화하고 서열화하고 분리시키잖아요. 위로도 끝없는 분리가 존재하고, 아래로도 끝없는 분리가 반복되죠. 중증 발달장애인은 영혼과 육체를 가진 온전한 한명의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해요.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까 제 삶과 제 동생의 삶이 한 사회 속에서 연결돼 있구나, 라는 판단을 내렸어요. 장혜정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걸 위해서 제일 먼저 실현되어야 하는 것은 24시간 장애인 활동 지원을 보장하는 법률을 만드는 거예요. 예산 3조원 정도면, 필요한 절차를 밟아서 충분히 실행할 수 있습니다. 

HangangKim / Huffpostkorea

장애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편견은 뭐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음..‘장애가 문제다‘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장애가 문제가 아니라, ‘차별‘이 문제인 건데. 사회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잖아요. 공간 자체도. 장애 당사자들은 어딜 방문할 때도 전화해서 ‘거기 전동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느냐’고 확인해서 가야 해요. 교육시스템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늘 사회 한구석에 몰아놓고 그들끼리 잘 지내길 바라죠. 하지만 어떤 인간도 그런 대접을 받을만한 이유는 없잖아요.

‘장혜정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마찬가지인가요?

‘장혜정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되게 많은 정체성(장애인 인권 활동가, 여성, 청년 등등)이 겹쳐져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저를 장애 운동가로 생각하지, 페미니스트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에 되게 놀랐어요. 저에게는 그 둘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정체성인데.

저는 한 개인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최대치를 실현하고 싶어요. 그게 장혜정에게도 보장되는 건 하나의 상징이지요. 제 동생 장혜정만이 아니라 현실의 수많은 장혜정에게요.  

”정치에 단 한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청년들의 지지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하셨어요.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저는 다른 사람이 전혀 모르는 획기적인 방법 같은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큰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은 유튜브를 통해서 시민 선거인단을 모집하는데, 채팅창에서 누군가가 그러는 거예요. ‘생각많은 둘째 언니를 지지할게요. 그런데 비례대표가 뭐예요?’ 아, 이런 부분에서 시작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기술적으로 비례대표가 뭐고, 국회가 무슨 역할을 하고..그런 딱딱한 설명 말고 상대의 언어로 대답을 해줘야겠구나. 그동안 정치가 얼마나 상대의 언어로 친절하게 말을 걸어왔을까요? 저는 유튜브 등 할 수 있는 모든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원해 ‘말 걸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불참을 선언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너무 잘했죠. 만약 참여했다면... 저는 탈당했을 거예요. 

탈당까지요? 왜요?

정도가 아니니까요. 그러라고 만든 법이 아니잖아요. 가장 분노스러운 지점은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가지고 원칙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기고 있다는 거예요. 대의명분이란 사실은 사리사욕에 가까운 경우가 많고요. ‘나만 이걸 할 수 있어’는 정치인으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오만이라고 생각해요.

 

# 생각많은 둘째언니는 꾸준히 여성의 구조적 고통을 이야기 해왔다

 

얼마 전 ‘생각많은 둘째언니‘를 검색하면 ‘메갈‘이 자동완성으로 뜨는 걸 보고 자조적으로 트위터에 ”여러분의 둘째 메갈을 국회로 보내주세요”라고 썼다가 갑자기 ‘메갈 논란’이 일었어요.

저는 모든 성이 평등하다고 믿는 페미니스트예요. 줄곧 여성이 겪는 구조적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고, 해결하자고 이야기해왔어요. 이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으면서, ‘너 메갈이야 아니야?’라고만 묻는다면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상대를 휘두르기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를 휘두르고 싶어 하는 사람은 계속 있을 거예요. 어떤 분들은 저보고 신천지라고 하고. 4년간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서 사이버 불링의 경험이 굉장히 많고, 그게 굉장히 괴로운 일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그러려니’ 하기에는 개인에게 미치는 해악이 너무 크거든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저의 큰 고민 중 하나예요. ‘유명해졌으니까 감수해야지’라고 하기에는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 같아요.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개인 장혜영을 공격하는 방식이니까. 

HangangKim / Huffpostkorea

그런데 온라인 정견발표에서 ”의도적으로 저에 대한 악성루머를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들의 존재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자신감이 있으신 건 아닌지.

물론이죠. 하하하하. 저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은 사실이죠. ‘내가 왜 여기에 왔지?’ 환멸이 들 때 제가 버텨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명확해져요. 이 수모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내고 싶은 변화가 있으니까. 그걸 위해선 뚫고 가겠다. 그런 마음입니다.

4월 15일 총선 이후 여성들을 위해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나요?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제일 시급한 건 안전이라고 생각해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처럼 미끼로 피해자를 협박해서 노예화해버리는, 이런 종류의 행위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없잖아요.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고, 그에 걸맞은 처벌을 법제화하는 게 제일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보며) 세상이, 사회의 기초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우리가 도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지?’ 이런 느낌이요. 장애인 시설 문제를 처음 깨달았을 때도 그랬어요. 사람들은 길을 걷고, 해는 뜨고 지고, 우리의 일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존재하는 것 같지만 핀셋으로 요만큼만 벗겨내면 아수라장이구나... 하는 생각이죠.

 

# 평범하게 늙어가기

 

저는 그동안 혜영씨를 보면서 ‘세상과의 불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세상과의 불화는 곧 생존이 힘들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불화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세상에 많잖아요. 저도 어떤 점에서 그렇거든요.

아니에요. 저도 두려워요. 두려운데…. 더 두려운 게 있는 거죠.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중요한 게 있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네요.

네, 맞아요. 저는 세상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이대로 가는 게 훨씬 두려워요. 무기력, 체념.. 그게 너무 두려워요. 그러면 저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어렸을 때가 그랬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의 시혜를 구걸했던 경험이 많았거든요. 학교에 다닐 때부터, ‘(네 동생) 장애인이니까 무시해도 되지 않아?’ ‘좀 배제해도 되지 않아?’ 하는 친구들에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야 했어요.

때로는 불쌍해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때로는 ‘난 너희보다 공부 잘해‘라고 능력을 내세우려 했고, 때로는 선생님의 권위를 빌리려고 했고,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고.. 사회의 차별 속에서 생존을 위해 비굴해졌던 경험이 너무 많아요. 힘들어했던 그 꼬마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네가 잘못된 게 아니라 걔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HangangKim / Huffpostkorea

본인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고민하는 사람이요.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고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좀 생뚱맞은 질문으로 인터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혜영씨는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가요?

평범하게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을 때 구별이 안 되는 사람으로 늙고 싶어요. 왜냐면 제 삶에 비추어 봤을 때, 그게 가장 특별한 일이거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