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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노부부와 손자가 가스에 중독돼 숨진 사건 원인이 드러났다

검찰이 4개월 만에 4명을 기소했다.

ⓒyongsuk son via Getty Images

지난 겨울 전북 전주 시내 한 아파트에서 노부부와 손자 등 일가족 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연탄을 쓰는 단독주택도 아닌 아파트에서 집단 가스 중독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 사고 원인이 드러났다. 부주의와 부실이 야기한 고질적 ‘인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2부는 7일 아파트 방한·방풍을 위해 부주의하게 공동배기구 폐쇄를 의뢰한 전주 한 아파트 운영위원장 A(60)씨와 공사업자 B(57)씨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직전 가스 누출 여부를 겉핥기 점검한 뒤 이상 없다고 판단한 보일러 기사 C(39)씨와 보일러 업체 업주 D(40)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아파트 공동배기구 공사를 하면서 배기 가스가 역류하지 않도록 할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고 넉달여 전인 지난해 10월께 공동배기구 폐쇄를 의뢰했고, B씨가 이를 시공했다.

C씨와 D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2월8일 가스 냄새를 맡은 피해자들의 요청을 받고도 점검을 소홀히 해 ‘문제 없다’고 알린 혐의를 받는다. C씨는 가스 누출 탐지 서비스 출장 경험이 두 차례밖에 없었으며, 당시 검출 장비도 없이 점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부주의와 부실이 겹쳐 가스 누출 점검 뒤인 지난 2월8일 오후 이 아파트 5층에서 배아무개(78)씨와 부인 윤아무개(71)씨, 이들의 손자(24)가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 전북일보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6시38분께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은 구급대원 등이 출동해 강제로 현관문을 따고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나는 가운데 아파트 거실에서 할아버지와 손자, 화장살에서 할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이들 모두 숨졌다.

부모와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배씨의 아들은 당시 ”아파트 보일러를 교체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날 수리를 한 뒤 사고가 난 게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고 전북일보는 전했다. 한 이웃도 “도시가스로 보일러를 돌리는데 왜 질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1980년 지어졌다. 검찰은 노후 아파트의 경우 이런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전북도에 노후 공동주택 공동배기구 점검을 요청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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