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평생 가스라이팅으로 자존감 낮아진 여성이 '아이콘택트'에서 어머니와 눈물의 화해에 성공했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라효진
  • 입력 2021.01.21 01:21
  • 수정 2021.01.21 01:22
채널A '아이콘택트'
채널A '아이콘택트'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 남편과 사별한 후 네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곽경희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곽씨는 20일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 친어머니와 눈맞춤을 신청하며 살아온 이야기들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는 세상을 떠난 남편을 많이 원망했었다며 ”평소 남편이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게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곽씨에게 ‘결혼을 안 해 주면 죽어버리겠다’고 했고, 곽씨는 그게 자신을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나 곽씨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다. 심한 알코올의존증 환자던 남편 탓에 곽씨는 늘 버림 받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자신도, 아이들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윽고 곽씨는 충격적 사연을 토로했다. 남편이 그의 생일날 숨진 것이었다. 곽씨는 ”남편이 떠나기 전날 밤에도 다투고 있었다. 계속 술을 마시는 모습에 헤어지기로 결심했는데, 남편이 ‘한 번만 용서해 달라‘, ‘난 너만 있으면 된다’며 무릎 꿇고 빌더라”면서 ”그날은 이혼 이야길 못하고 다음날 꺼내려고 했는데,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남편 묘소 비석에 제 생일이 굉장히 크게 써 있다. 내가 헤어지자고 하지 말았다면 어땠을까 하며 생일마다 죄책감이 들었다”며 ”남편 일로 경찰이 ‘유서가 없다’고 했는데, 그게 저를 용의자로 지목하는 요인일 줄은 몰랐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주변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곽씨 때문에 남편이 잘못됐다는 시선이었다.

곽씨는 어릴 적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어 ‘세상 그 누구도 사랑해 줄 것 같지 않았던’ 자존감 낮은 아이로 자라게 한 어머니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늘 집에서 탈출하고 싶을 만큼 어머니를 미워했는데, 남편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위해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사실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 곽씨의 생각이다.

곽씨는 ”돌아보니 저는 엄마 사랑도 남편 사랑도 많이 받은 사람이었다”며 어머니와 아이콘택트를 했다.

어머니는 곽씨의 말에 눈물을 흘리며 ”잘한 것보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지 못하고 내 성격대로만 했던 것, 몰라서 그랬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요즘 엄마들이 하는 걸 보며 내가 아이들을 너무 함부로 키웠단 걸 깨달았다”고 재차 사과한 어머니는 ”난 엄마로서 먹을 것 해 주고 공부만 잘 시키고 옷 잘 입히고 해 주면 부모로서 다 한 줄만 알았다. 너무 젊은 나이에 너희들을 낳아서
나도 엄마한테 배운 게 없고 들은 게 없기 때문에 너한테 그랬던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어머니의 진심과 사과를 들은 곽씨는 포옹을 하며 눈물의 화해를 마쳤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부모 #남편 #아이콘택트 #자존감 #가스라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