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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8일 14시 37분 KST

조현민·이명희 '갑질 모녀' 이어 아버지 조양호마저 구속을 피해갈까

검찰 출석하며, 올해에만 일가 8번째로 포토라인에 섰다.

뉴스1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씨 일가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검찰에 나온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회장 퇴진 요구에 관한 물음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 회장은 이날 조사 예정 시각인 9시30분보다 5분여 먼저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 일가가 올해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8번째다. 그는 ‘두 딸과 아내에 이어서 또 포토라인에 섰는데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는 취재진 요청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상속세를 왜 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답했다.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검찰에 출석하는 조 회장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대한항공 직원연대 소속 직원들이었다. 박창진 직원연대 공동대표와 황석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 부위원장, ‘가이포크스 가면‘을 쓴 직원 2명 등 4명은 조 회장보다 30여분 먼저 남부지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조 회장이 도착하자 ‘불법·안하무인, 갑질세트 조씨 일가 사퇴’ 등의 내용을 적힌 팻말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박창진 공동대표는 ”일반 국민이라면 분명히 벌을 받아야 하는 행동을 했음에도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면서 ”조현민, 이명희씨 건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상황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울분이 찬다”고 말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그는 ”조 회장이 양심껏 본인이 받아야할 죄를 달게 받으시고, 진정한 경영자라면 책임질 부분을 책임지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거짓말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이날 조 회장 조사에 앞서 25일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조사했다. 이어 26일에는 현재 수감 중인 제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조 회장 등은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아 500억원대 상속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 일가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한 ‘통행세 가로채기‘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당사자인 조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혐의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중 올해 8번째로 포토라인에 선 조 회장이 딸(조현민)과 부인(이명희)에 이어 본인마저 구속을 피할 수 있을지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경찰이 ‘물벼락 갑질‘로 구속영장을 신청됐지만,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이명희씨는 ‘폭언·폭행’ 등 혐의로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하면서 ‘유전무죄’ 논란이 다시 불거진 바 있다.

일부에선 딸과 부인이 ‘개인 갑질’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것과 달리 조 회장은 횡령, 탈세 등 재산·기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 구속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인 갑질’형 범죄는 거액을 동원한 합의 등이 구속 결정 때 정상참작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산·기업형 범죄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검찰이 적극적 수사로 관련 혐의를 캐낼 경우 결과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조 회장 또한 탈루 상속세 납부에 나서는 등 범죄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법리 중심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