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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심정": 강원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고, 농장주는 멧돼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생 멧돼지가 유력한 감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료사진) 9일 오전 전남 장성군 돼지농가에서 새끼돼지들이 무리지어 있다. 2019.11.9
(자료사진) 9일 오전 전남 장성군 돼지농가에서 새끼돼지들이 무리지어 있다. 2019.11.9 ⓒ뉴스1 / 독자 제공

“농장 안팎으로 방역을 그렇게 철저히 했는데도…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난 8일 강원 지역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화천군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 A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참담함을 호소했다.

 

강원도 내에서는 첫 발병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가 국내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9일 경기 연천군 이후 1년 만이며, 강원도 내에서는 처음이다.

이 농장은 이동제한과 농장 안팎 소독, 광역울타리 등 철저한 방역을 해왔으나 바이러스를 막지 못했다.

A씨는 “농장에서는 방역지침에 따라 철두철미하게 소독을 했고, 농장 울타리, 방역실 등을 자부담으로 추가 설치했는데도 결국 ASF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유입돼 허탈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야생 멧돼지 때문?

도내 첫 양돈농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유력한 감염원으로는 야생 멧돼지가 지목되고 있다.

해당 농장은 지난 7월28일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나온 곳과 불과 25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고, 12일 기준 화천에서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290마리의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A씨는 “7월말쯤 농장과 250m 떨어진 곳에서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그 이후 예찰 차원에서 주변 바이러스 검사와 혈청검사가 진행됐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 감염원에 대해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 일대는 멧돼지 출몰도 잦고, 옆 농장도 추가 확진된 것을 봐서는 멧돼지로 추정되기는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A씨는 바이러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과 양돈농장의 철저한 소독과 방역을 당부했다.

 

″멧돼지 잡아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는 “ASF 바이러스는 코로나보다 더 독하다고 한다. 코로나도 마스크를 쓰고 소독해도 감염되는 것처럼 ASF에 대한 대비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한 번 실수하면 발병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돈농장들은 항상 멧돼지를 잡아달라고 요구했으나 방역당국은 멧돼지 개체수 관리에는 뒷짐을 지고 농가에만 방역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당국과 농장의 철저한 방역으로 더이상 바이러스 확산이 안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추가 발병 막기 위해 방역 강화

한편 강원도는 화천 양돈농장 2곳에서 ASF가 잇따라 발생하자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

도 방역당국은 화천에 광역방제기와 군부대 제독차량 등 소독차량 11대를 투입, 양돈농장과 인근도로 소독을 지원하는 한편 기존 운영중인 거점소독시설 운영을 강화했다.

화천지역 모든 농가 농장초소도 기존 12곳에서 23곳으로 확대, 바이러스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한 꼼꼼한 방역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화천지역 모든 양돈농장 도축 출하와 분뇨 반출을 금지시키고, 희망수매를 권고할 계획이다.

접경지역과 인접지역 양돈농가 울타리, 멧돼지 기피제 등 차단시설을 보완하고, 폐기물보관시설 등 8대 의무방역시설도 조기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멧돼지 폐사체 수색과 겨울 번식기 전 대대적인 포획, 광역울타리 관리 등 멧돼지 방역관리도 지속 추진한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ASF 차단 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청정 강원’ 조기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정부와 도에서 추진하는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정책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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