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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도 섹스를 하며 그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섹스는 종의 장기적인 존재를 보장한다.

ⓒCARLOS GARCIA RAWLINS/ REUTERS

섹스는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다. 당신과 나를 비롯해 이 지구에 사는 거의 모든 생명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개체의 유전자가 섞여서 다음 세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 대부분 종에게 섹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기본적인 사항도 있다. 후손을 위해선 반대 성을 가진 개체가 섞여야 한다.

하지만 몇 가지의 예외도 있다. 곰팡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흥미로운 예외 사례를 볼 수 있다.

곰팡이는 우리 삶에 다양한 역할을 한다. 버섯은 사람에게 음식 역할을 하는 곰팡이다. 곰팡이 균은 치즈나 포도주, 맥주, 제빵에 사용된다. 곰팡이는 또 지난 1백 년 동안 중요한 항생제 역할도 해왔다. 그러나 매우 위협적인 존재일 수도 있다. 수백 수천 헥타르의 숲을 훼손하고, 급기야 인간을 해치기도 한다.

곰팡이도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섹스를 한다. 난 달콤한 냄새가 나는 흰색 곰팡이 Huntiella moniliformis를 연구한다. 세상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는 매우 흔한 곰팡이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단성(unisexual)이라는 것이다. 홀로 번식할 수 있다.

따라서 매우 위험한 존재일 수도 있다. 큰 숲에 사는 일 개의 곰팡일지라도 끊임없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생태계에 해로울 수 있다. 이 곰팡이는 섹스의 진화론적인 모든 혜택을 누리면서도 짝을 찾을 필요가 없는 장점을 지녔다.

이 곰팡이에 대한 섹스를 이해하면 곰팡이를 관리하고 운영하며 그 성장까지도 조절할 수 있다. Huntiella moniliformis의 경우엔 성장을 중단시키는 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곰팡이는 나무에 병을 옮기고 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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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iella moniliformis가 실험실에서 번식하고 있다. ⓒANDI WILSON

곰팡이의 짝짓기 전략

인간을 비롯한 거의 모든 포유동물에겐 후손을 만드는 방법이 한정돼 있다. 즉, 수컷과 암컷 사이의 성행위. 파충류와 새들도 주로 그렇게 번식한다.

하지만 곰팡이는 다르다. 번식을 위한 전략이 6가지나 된다. 곰팡이 간의 ‘성행위’서부터 자체 변화까지, 다양하다.

헤테로탈리즘(heterothallism - 곰팡이가 유성생식을 할 때 두 종류 곰팡이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일)은 인간 세상의 이성애와 비슷하다.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인간의 경우 X 염색체가 두 개면 여성이고, X와 Y 염색체가 한 개씩이면 남성이다. 유사한 체계의 곰팡이가 있는데, 염색체 대신 각 개의 유전자가 짝짓기에 필요하다. 예를 들어 MAT1 유전자를 가진 곰팡이는 MAT1 번식 종류에 속하고, MAT2 유전자를 가진 곰팡이는 MAT2 번식 종류에 속한다. 

이 곰팡이들 사이서 섹스가 이루어지려면 MAT1과 MAT2가 만나야 한다. 서로 만나는 모든 곰팡이 사이에 반 만 성행위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런 곰팡이에겐 섹스 파트너를 만나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곰팡이는 그럼 섹스 파트너를 어떻게 찾는가? 냄새, 아니 냄새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페로몬(pheromone)에 의지한다. MAT1은 MAT2가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이 작은 페로몬 분자를 통해 알아챈다. 이 기능은 짝짓기 상대가 될 수 없는 곰팡이에 시간 낭비하는 걸 방지한다.

호모탈리즘(Primary homothalism)은 1개의 포자에서 형성된 곰팡이가 다른 곰팡이의 자극 없이 독자적으로 유성생식을 하는 과정을 뜻한다. 곰팡이가 MAT1이나 MAT2 유전자 중의 하나를 가진 게 아니라 두 개를 다 가진 상태다. 일 개 곰팡이에 두 가지 페로몬이 모두 존재하므로 자체를 섹스 파트너로 인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자체 섹스 유형은 또 있다. 그중의 두 가지는 개체가 개체의 성을 바꾸는 방식이다. 일부 물고기가 파트너가 모자랄 때 수컷에서 암컷으로, 암컷에서 수컷으로 변화하는 것과 비슷한 류의 사례다. 세 번째 방법은 헤테로탈리즘과 흡사한 부분이 있는, 곰팡이가 두 개의 게놈을 가진 상황을 말한다.

네 번째 섹스 전략은 곰팡이 섹스에 대한 우리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단성(Unisexuality)은 MAT1이나 MAT2에 속하는 전통적인 곰팡이로 간주되는 개체에서 새로 관찰된 현상이다. 이런 곰팡이도 파트너의 도움 없이 홀로 번식에 성공하는 게 목격됐다.

난 박사 연구를 통해 Huntiella moniliformis 곰팡이의 단성 번식이 가능하다는 걸 발견했다. 우리 연구팀은 MAT2 개체가 MAT1 없이도 두 가지의 페로몬을 뿜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단 일 개체가 자체를 짝짓기 상대로 인식하고 필료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린 이런 체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현재 연구 중이다. 유사한 종도 이런 전략으로 번식에 성공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곰팡이 연구가 왜 중요한가?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섹스엔 확실한 장점이 있다. 가장 중요하 장점은 종의 장기적인 존재를 보장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특히 숲과 나무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섹스는 다양한 유전자가 섞여 독특한 개체를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해로운 곰팡이에 면역력이 생긴 숲도 그 곰팡이가 섹스를 통해 새로운 유형이 되어 공격하면 병들 수밖에 없다.

섹스를 통하지 않고도 증가하는 곰팡이와 그 곰팡이의 세계를 이해하면 궁극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삶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위 기사는 TheConversation에 최초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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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SA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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