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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1일 17시 55분 KST

내가 직접 내 장례식을 진행한 이유

웃음과 눈물, 기쁨과 추억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내가 직접 내 장례식을 진행했다. 

무슨 난치병을 앓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모이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회의에서 나온 부탁에 응한 것이었다. 현장에서의 내 일과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런 부탁을 받은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업무 성격상 쉬운 숙제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승낙했다.

나는 내 일을 통해 깊은 슬픔과 고통을 겪는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또 영광스럽게 여긴다. 그래서 장례 사업의 인간적인 면을 조명하기로 했다. 웃음과 눈물, 기쁨과 추억으로 가득한 그런 부분 말이다. 

FUSE VIA GETTY IMAGES

장례식을 이미 수백 차례 기획해 본 장본인으로서 내 장례식을 준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장례식 상담차 방문하는 가족들에게 늘 권장하는 사항 그대로 따라 했다. 그 내막이 사전에 새어 나갈까 봐 걱정도 했지만, 행사는 잘 마무리됐다. 음악 디제이를 대령했고 샴페인 건배를 했으며 검은색 드레스까지 입었다!

내 장례식에서 있었던 일

장례식장을 찾은 문상객들에게 우선 맞춤 제작된 기념 카드를 주었다. 내게 큰 의미가 있는 프란체스코 성자의 기도문이 적힌 카드였다. 카드에는 또 여러 이미지가 담겨있었다. 내 초상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힘(strength)’ 문신 사진, 엉겅퀴 그림, 그리고 나비 그림.

문상객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과 후식을 먹었다. 그들이 교제하는 동안 디제이는 미리 준비해 놓은 노래 모음집을 틀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은 배경 스크린에 상영됐다.

장례식 사회는 내 친구가 보았다. 짧은 추도연설 다음은 추모 동영상 순서였다.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장례식 광경을 보며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체험이 방문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장례식이지만 나도 한마디 했다. 내 지인이라면 내가 얼마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성격인지 잘 알 거다.

문상객들의 반응

나는 문상객들에게 왜 내가 내 장례식을 주최하게 됐는지, 어떻게 준비했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설명했다.

내 장례식이었지만 사실 이번 행사는 참석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 체험은 내가 그들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었다. 장례식을 연출했다고 나쁜 일이 생길 거라는, 운이 나빠질 거라는 식의 미신은 믿지 않는다. 내 죽음을 앞당겼을 리도 절대로 없다.

수많은 장례식을 치르며 체험했던 일이 다시 재현됐다.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을 저세상으로 보낸 가족들의 입에서 나온 말과 비슷한 말을 이번에도 들은 것이다. 그중 일부만 공유하자면 ”정말로 대단한 장례식이었어요.”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뻔했어요.” 등이었다.

눈물과 웃음과 꽃과 음식으로 가득한 행사였다. 나는 문상객들에게 나를 기억해달라는 의미에서 선물도 줬다. 내 장례식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지인들과 공유하는 가장 솔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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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대한 회상

나는 우리 부모가 내 출생을 동영상으로 남겨놓지 않은 것을 늘 불만스럽게 여겼다. 세상을 떠나는 내 모습을 내 눈으로 볼 수 없으므로 출생이라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과 연대를 이루는 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친지와 가족들에게서 늘 들었다. 이번 기회는 내가 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보는 계기였다. 특히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웃음이 넘치는, 행복해 보이는 여성” 이상의 나를 알게 됐을 것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모든 시련과 그 삶을 뒤돌아보며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 나의 장점은 탄력적인 사고와 투명한 마음가짐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내 장례식을 통해 배운 점

남은 가족(고객)을 도와 임종을 계획하는 사람으로서 죽음에 대한 내 견해는 일반인과 많이 다르다. 모든 사례가 독특하고 이에 따라 느끼는 것도 다르지만, 나는 내 감정을 잘 절제하면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내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나는 고객들이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나도 느낄 거로 추측했는데 사실이었다. 사람들 사이의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특히 임종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때 성장과 연대를 체험할 수 있는 듯하다.

아직 이 세상을 떠날 준비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장례식을 통해 내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엿볼 수 있었다. 이젠 노래를 부를 차례다. 

 

*허프포스트CA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