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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 친구도 있고 성소수자에 편견은 없다'는 말의 문제점을 전문가와 이야기하다

아직까지 사회에 성소수자 채용 거부부터, 집단 괴롭힘, 이동이나 퇴직 권장, 남녀차별 취급 문제 등이 있다.

'성소수자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이미지
'성소수자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이미지 ⓒIllustrator Yoshimitsu Nippashi

‘나는 성소수자인 친구도 있는 사람이고, 그들에게 차별이나 편견은 없다’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가? 

사실 그냥 보면 아무 문제 없는 말 같지만 큰 함정이 있다.

사실 ‘친구가 있기 때문에 차별이나 편견은 없다‘는 건 흑인차별 논란 속에서 ‘난 흑인 친구가 있어(I have black friends) 논법’으로도 불리는 전형적인 ‘변명’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이나 지지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무실이나 학교 같은 일상생활과 소셜미디어에서 지식부족으로 성소수자에 편견을 가진 사례를 많이 볼 수있다.

‘성소수자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한다’는 말의  문제점과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성소수자 친구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반사단법인 페어(fair) 대표이사 마츠오카 무네츠구
일반사단법인 페어(fair) 대표이사 마츠오카 무네츠구 ⓒKazuhiro Matsubara / HuffPost Japan

다이버시티 경영진이자 악사 생명 CEO 야스부치 세이지와 게이로 커밍아웃하며 성소수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일반사단법인 페어(fair)의 대표이사 마츠오카 무네츠구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츠오카는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했을 때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커밍아웃하면서 ”나도 게이 친구가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았다”라며 ”물론, 친구가 있어라고 말하는 건 개인적으로 기쁘고, 분명히 이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는구나 라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친구가 있기 때문에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있다’고 단언하는 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도 개개인의 성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다르다. 성소수자 친구가 있다고 그들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츠오카는, 성소수자 법 연합회 사무국장 카미야 유이치씨와 공동으로 출판한 책 ‘성소수자와 학대’에서도, 성소수자인 친구가 있든 없든 간에, 당신이 성의 본연의 자세를 존중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게 상대는 더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구가 있으니까 .....? 그래서?”

악사생명 CEO 야스부치 세이지
악사생명 CEO 야스부치 세이지 ⓒKazuhiro Matsubara / HuffPost Japan

″나도 처음에는 성소수자 친구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깨달은 건, 이른바 ‘그래서 뭐? (So What?)’라는 거다”고 야스부치는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성소수자 친구가 있다는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며 성소수자와 다양성에 대해 연구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서 이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서 이해를 깊게 하려는 건가? 또는 그래서 나를 도와주려는 것이냐?고 그는 반문했다. 

그는 성소수자 친구가 있는 건 좋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지지하는데 충분하다는 건 핑계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모두를 이해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가능한 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에게 절대적인 답을 요구하지 않고, 계속 배우는 게 중요하다.”

 

계속 배우고, 행동해야 한다

성소수자와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성소수자와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azuhiro Matsubara / HuffPost Japan

성소수자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소수자 개인마다 겪는 다양한 곤란한 상황이나, 받는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이해를 놓치기 쉽다.

또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인데도 ‘난 성소수자 친구가 있어서 아는데, 저건 차별이 아니야’라고 부인하거나 친구가 있다는 그 사실을 변명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나아가 성소수자를 이해한다고 착각하거나 전혀 개의치 않아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이상 이런 사안에 발전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성소수자와 학대’의 또 다른 저자인 카미야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일본 사회의 직장에서 크든 작든, 성소수자에 관한 다양한 문제가 있다. 채용 거부부터, 집단 괴롭힘, 이동이나 퇴직 권장, 남녀차별 취급 문제 등이다.

(중략)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굳이 이야기하면, 자신은 상황을 바꿀 생각이 없다, 어려운 일은 알아서 하라고 하는 메시지이다.”

 

ⓒnito100 via Getty Images

‘성소수자 친구가 있으니까 이해하고 있다‘, ‘난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냥 듣기에는 친절하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도 진짜  이 말이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만, 성소수자라는 그룹 내에서도 존재하는 다양한 개개인의 사정이나 가치관을 폭넓게 보기 힘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자신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즉, 사회는 변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뜻이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단번에 기존의 사고와 의식을 바꾸는 건 어렵다. 그러나 하나씩 행동한다면 작은 변화부터 만들 수 있다.  야스부치와, 마츠오카 모두 ‘행동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의식은 어디까지나 보이지 않기에 어떻게 변하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행동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있으면 ‘그건 안돼’라고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하나씩 행동을 바꿈으로써 모두가 살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게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야스부치는 말했다.

″제도가 성립되면 개개인의 행동이 변화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증가한다. 주위 사람들도 ‘왜 안 되는 거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서서히 우리의 생각도 변화해 나갈 거다”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점차 사라지길 바란다고 마츠오카는 말했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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