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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공인중개사가 20~30대 150명 전세금 68억원 가로채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한 오피스텔 전·월세 계약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경남지방경찰청.

경남 창원의 한 공인중개사가 오피스텔 세입자 150명으로부터 전세금 68억원을 가로채서 달아났다. 세입자와 전·월세 계약을 할 때 직접 나서지 않고 공인중개사에게 맡겨서 대리 계약하는 오피스텔 임대사업자들이 많다는 점을 악용해 이중계약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2012년 6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남 창원시 ㅁ오피스텔 세입자 150명으로부터 받은 전세금 68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공인중개사 김아무개(56)씨를 수배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자 지난 6일 필리핀으로 혼자 달아났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고용돼 가짜 집주인 행세를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공범 김아무개(56·여)씨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하고 집주인에겐 월세 계약을 한 것처럼 속이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김씨는 목돈의 전세금을 받은 뒤 집주인에게 다달이 월세를 지급해 이중계약 사실을 숨겼다. 집주인에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계약했다고 하고, 세입자와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5만원으로 계약하는 등 보증금 부풀리기 수법도 사용했다.

김씨는 2006년부터 ㅁ오피스텔 1층에 사무실을 두고 이 오피스텔의 전·월세 계약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에게 거래를 맡긴 집주인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계약하러 온 세입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의심을 피했다. 집주인과 직접 계약을 하겠다는 세입자에겐 구속된 공범 김씨를 사무실로 불러서 집주인 행세를 하게 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20~30대였다. 피해자 조아무개(34)씨는 “전세금으로 3000만원을 지불했다. 남들에겐 큰 돈이 아닐 수 있겠지만, 나에겐 전 재산”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국내에 김씨 명의의 재산은 거의 없는 상태라 김씨를 붙잡는다고 하더라도 피해 금액 회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필리핀으로 달아난 김씨를 붙잡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으며, 김씨의 재산 내역을 파악하는 등 자금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또 가족과 직원 등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공범·공모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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