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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강제 투입 및 강간 혐의 받은 대학생이 400달러 벌금만 내고 풀려나다

그는 당시 베일러대 남학생클럽(fraternity) 회장이었다

  • 김태성
  • 입력 2018.12.14 11:14
  • 수정 2018.12.14 14:29
베일러대 프러터니티 전 회장 제이콥 월터 앤더슨
베일러대 프러터니티 전 회장 제이콥 월터 앤더슨 ⓒHuffPost

여학생에게 약물을 강제로 투입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베일러대 학생이 벌금형만 내고 풀려났다. 

텍사스 스타텔레그램에 의하면 2016년에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피고 제이콥 월터 앤더슨(현재 나이 23)에게 내려진 형량은 400달러 벌금형과 보호관찰 3년, 그리고 심리, 알코올, 약물 관련 의무 상담이다. ‘도나 도’라는 익명으로만 알려진 피해자는 앤더슨이 자신에게 강제로 약물을 먹인 다음 반복해서 강간했다고 증언했다. 그녀의 당시 나이는 만 19세였다. 

투데이쇼는 ‘도’가 텍사스지방법원 소속 랄프 스트로더 판사에게 ”강간범 제이콥 월터 앤더슨을 아무 처벌 없이 풀어주기로 한 이번 결정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또 법원에 선 앤더슨에게 그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직접 말했다. ‘도’가 경찰에게 제공한 진술에 따르면 강간 당한후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의 입안은 자신의 구토물로 가득했다.

그녀는 앤더슨을 향해 ”나한테 그런 몹쓸 짓을 했다는 사실, 자신이 강간범이라는 사실, 나를 죽일 뻔했다는 사실, 내 삶을 망쳤다는 사실, 내 순결을 훔쳤다는 사실,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 자체로 당신은 매우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사건 초기에 네 건의 성폭행 혐의를 받았다. 2년에서 20년 실형 및 1만 달러 벌금형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지난 10월 그는 검찰이 제시한 형량 조정안에 합의했다. 불항쟁 답변을 전제로 불법 제지 혐의를 시인한 것이다. 반면에 자체 조사를 마친 베일러대는 그를 퇴학 처리했다.

피해자의 변호인 빅 피젤은 지역 방송 KWTX에 ”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과분한 조정안을 얻어낸 거다.”며 ”범죄자라도 부자이고 백인이면 그 사실이 멕클레넌 카운티에서는 매우 유리하게 작동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피젤은 투데이쇼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이 젊은 여성을 보호하는 데 제도적으로 실패했다. 40년 동안 법조인으로 일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라고 분노했다.

검사보 힐러리 라보드는 사건에 대한 증언과 증거에 기준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지난 월요일에 낸 성명을 통해 말했다.

″엇갈리는 증거와 증언 때문에 초기에 제기됐던 혐의를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넘어서는 선’에서 증명하기 어려울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사로서의 내 목표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거다. 무죄 판결보다는 일정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피고는 이제 강력범으로 보호관찰을 받게 되며 성범죄자로 처리된다. 형사 소송으로는 이런 결과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였다.”

성명을 낸 ‘도’는 스트로더 판사에게 앤더슨의 이름을 성범죄자 등록시스템 웹사이트에 추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녀는 ”다음 피해자가 앤더슨의 이름이 왜 성범죄자 목록에 없었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와 함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은 자신도 피해자였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검찰이 정의를 위해 역할을 다 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제이콥 앤더슨이 범죄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게 검찰의 의무다. 그는 나를 강간했다. 나를 죽일 뻔했다.”

베일러대는 최근 다수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작년에는 미연방 정부로부터 학교가 미식축구 선수 영입 과정에서 성폭행과 매춘을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김태성 에디터 : terence.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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