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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정보기관들의 판단 :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중국 연구소 유출설'은 근거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증거가 있다면' 미국 정부가 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허완
  • 입력 2020.05.05 13:26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 WHO, 주지사들, 의회,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언론 등을 탓하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해왔다.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 WHO, 주지사들, 의회,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언론 등을 탓하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해왔다. ⓒJIM WATSON via Getty Images

전 세계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서방 국가 정보기관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 정부가 제기한 의혹을 일축하며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정보기관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으로 구성된 첩보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사태 초기에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유출설이나 조작설과는 선을 그었다.

한 때 음모론 수준으로 취급됐던 연구소 유출 의혹은 호주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호주의 타블로이드 신문 ‘오스트레일리아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2일 중국 정부의 은폐에 관한 서방 정보기관들의 첩보가 담긴 15쪽짜리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연달아 '코로나19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연달아 '코로나19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그러나 가디언은 이 문건이 파이브 아이즈 소속 기관들이 작성한 공식 문건이 아니며, 인터넷 등에 공개되어 있는 정보들을 취합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통들의 말을 전했다. 영국의 한 관계자는 파이브 아이즈에서 서로 공유하고 있는 기밀 정보들에 기반한 문건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해당 문건에 등장하는 정보들이 미국에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에 대항하는 논리를 만들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 게 내 직관”이라고 말했다. 

초기 대응 실패로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정부는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증거가 있다며 최근 중국을 겨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증거를 봤다고 주장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4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주장은 ”추측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우한의 연구소가) 바이러스의 기원이라는 소문에 관해 어떠한 구체적 자료에 기반한 증거도 전달받지 못했다.”

그는 ”만약 그와 같은 자료와 증거가 있다면, 미국 정부는 그걸 (WHO와) 공유할지, 언제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거를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그 어느 기관들과 똑같이 우리는 바이러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어떤 정보든 매우 기꺼이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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