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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인 52세 김모씨가 쿠팡물류센터 고립 직전까지도 챙겼던 것은 팀원들이었다

공기 호흡기 용량은 약 50분으로 생사가 불투명하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뉴스1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 발생한 불이 아직도 꺼지지 않은 가운데, 고립된 소방관이 마지막까지도 동료들을 챙긴 사실이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17일 오전 20분경이다.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인 물류센터의 지하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 40여분만인 오전 8시19분경 초기 진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2시간여뒤 내부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고,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들은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곧바로 대피했으나 이 과정에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 김모 소방경이 홀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뉴스1

 

마지막까지 맨 뒤에서 팀원 챙겨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당시 김 소방경은 후배 4명을 이끌고 선두에 서서 발화 지점 등을 찾고 있었는데 창고 안에 쌓인 물품 더미가 무너지면서 불길이 갑자기 거세졌고 이에 현장 지휘부는 ”대피하라”는 무전 명령을 내렸다. 김 소방경은 지나온 통로를 역행해 맨 뒤편에서 팀원들을 챙겨 이동하던 중 선반 위 가연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며 17일 오전 11시30분에서 40분 사이에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함께 김 소방경 수색에 나섰으나 거센 불길로 인해 구조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태다. 당국은 ”건물 진입이 가능해지는 대로 수색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김 소방경이 매고 있던 공기 호흡기의 용량은 약 50분이라 김 소방경의 생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뉴스1

 

27년째 소방관 생활

서울신문에 따르면, 문흥식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장은 김 소방경에 대해 ”화재 현장에 늘 앞장섰던 소방관”이라며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1994년 소방관이 된 52세 김 소방경은 27년째 근무 중으로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여러 우수상을 받았으며, 20대의 아들과 딸 남매를 두고 있다.

최초 화재 발생 당시 물류센터에는 직원 248명이 근무 중이었으나 모두 대피해 직원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해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화재 초기 당시 스프링쿨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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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소방관 #쿠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