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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 리얼돌을 앉혀 논란이 된 FC서울의 징계에 대한 프로축구연맹의 입장

리얼돌을 구장에 설치했던 업체는 돌연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17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서울 대 광주의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깜짝 놀랐다. 관중석에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마네킹이 아니라 ‘섹스돌’임을 어필하기라도 하듯, 해당 성인용품을 취급하는 A사와 상품명이 적힌 응원 피켓도 눈에 띄었다.

FC서울은 경기 후 ”성인용품 회사가 아닌 프리미엄 마네킹 제조회사임을 확인하고 무관중 행사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팬들의 분노는 계속되고 있다. 전 연령이 관람하는 경기에 성인용품을 비치한 것은 물론, 타 구단에 비해 여성 팬이 많아 ‘레이디스 데이’ 등을 운영해 왔던 FC서울이 이같은 이벤트를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진행한 건 팬에 대한 우롱이라는 것이었다.

서울 응원석에 비치된 리얼돌. 2020. 5. 17.
서울 응원석에 비치된 리얼돌. 2020. 5. 17. ⓒ뉴스1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축구 리그가 대부분 취소된 상황, 이같은 황당한 사건은 골닷컴이나 더 선 등 외신에도 보도됐다.

FC서울은 이와 관련해 징계를 받을까?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OSEN에 ”이번 논란에 적용될 수 있는 건 ‘음란 혹은 퇴폐적인 광고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마케팅 규정인데, 해당 규정은 상업 광고에 대한 것인데 이번 사안은 광고물 설치는 아니다”라며 ”명확한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점에서 처벌 규정을 유추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연맹의 정관 제5장 마케팅 제 19조 금지광고물 위반 항목에 따르면,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물을 내걸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리얼돌’의 응원은 상업 광고물은 아니기 때문에 규정 적용이 어렵다.

즉 여태껏 이런 일도 없었고, 관련한 규정도 미비한 상황인 것이다. 관계자는 ”연맹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상벌위원장에게 유권해석을 받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벌위원회가 열릴지 여부도 정해진 바는 없다.

일부 K리그 팬들은 FC서울이 ‘한국프로축구의 위신을 손상케 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징계를 줄 수도 있다‘는 ‘위신 손상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36개국에 K리그 중계권이 팔린 상황에서, 한국 프로축구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한 적용은 고의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사건의 경우에 해당된다”라며 ”이번처럼 선의를 위한 일이 아니었고, 너무 광범위하게 위신 손상 규정을 적용하면 앞으로도 남용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상벌위원장의 해석을 받아볼 예정”이라고는 덧붙였다.

한편 리얼돌을 구장에 설치했던 A업체는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성인용품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는 설명도 전부 삭제된 상태다. 한국일보는 ”홈페이지의 돌연 삭제로 인해 ‘A업체가 성인용품과는 관련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는 FC서울의 해명이 궁색해졌다”고 전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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