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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얼마나 많이 노력한 줄 알아?" 6살 아이에게 반드시 '사과' 받아야겠다는 아빠를 보는 오은영의 표정 (영상)

부모로서 살펴야 하는 것은 '부모인 나의 정당함'이 아니라 '자녀의 마음'이다.

오은영 박사, 6살 아이에게 사과받고 싶다는 아빠, 그 순간 6살 아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은영 박사, 6살 아이에게 사과받고 싶다는 아빠, 그 순간 6살 아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채널A

6살 아이는 가슴을 긁는다. 단순히 잠시 긁는 게 아니라 염증이 생길 만큼 온종일 가슴을 긁고 꼬집는다. 도대체 왜 그럴까.

25일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맞벌이 부모를 둔 6살 아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평소 아빠는 자정을 넘겨서 들어오느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고, 엄마는 그런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모처럼 남편이 일찍 들어와 저녁 식사를 준비한 자리. 그러나 아내는 ‘속이 안 좋다’며 밥을 먹지 않는데…. 

가슴 긁는 6살 아이 가족과 오은영 박사 
가슴 긁는 6살 아이 가족과 오은영 박사  ⓒ채널A

어린 두딸들은 부모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엄마는 항상 아빠랑 밥 먹을 때만 소화가 안 된다고 해”라며 볼멘소리를 하는 큰딸. 엄마는 ”맨날 일과 육아를 다 감당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남편이 아이들을 봐주는 그 시간만이라도 쉬고 싶다”고 항변하지만,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사실은 아빠랑 밥을 먹고 싶지 않다는 걸. 

혼자 방에 들어가 가슴을 긁는 금쪽이를 바라보는 오은영 박사 
혼자 방에 들어가 가슴을 긁는 금쪽이를 바라보는 오은영 박사  ⓒ채널A

오랜만의 자리에 들떴던 6살 금쪽이 역시 급격히 실망했고, 아빠가 건네는 고기도 먹지 않겠다고 했다. 더 나아가 식사 뒤 자신의 책상에 무언가 올려진 게 못마땅하다며 갑자기 그 물건을 들고나와 내동댕이치고, 문까지 잠가버린 뒤 침대에 누워 온몸으로 짜증을 낸다. 그리고 다시 가슴을 긁기 시작한다. 금쪽이는 연대감, 끈끈함을 느끼기 어려운 가족의 상황이 힘든 것이었으나 부모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표정이 굳어지는 오은영 박사 
표정이 굳어지는 오은영 박사  ⓒ채널A
결국 사과를 한 금쪽이 
결국 사과를 한 금쪽이  ⓒ채널A

잠시 뒤 금쪽이를 찾아온 아빠는 ”아빠가 오늘 너랑 자전거도 같이 연습하고, 계란찜도 해주고, 꼭 안아주기도 하고, 목욕도 시켜줬는데 왜 그렇게 행동을 해?”라고 물으며 6살 아이에게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는데….

작은 아이를 두고 ”지금 억울하다”며 ”지금도 사과할 생각이 없어?” ”아빠한테 사과 안 할 거야?”라고 반복적으로 묻는 남자. 그 순간의 긴장됨이 참기 힘들었던 아이는 먼저 웃음을 터뜨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 하지만, 아빠는 여전히 ”아빠 심각한데 왜 웃어?”라고 물으며 아이를 주눅 들게 만든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아빠는 사과를 결국 받아냈다.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채널A

 

부모의 역할이란

자신의 ‘정당함’을 호소하며 아이에게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아빠를 바라보는 오은영 박사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말문이 막힌다는 듯 천장을 바라본 뒤 깊은 한숨을 내쉰 오은영 박사는 ”이 장면 안에는 사실 모든 부모가 배워야 하는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개념들이 다 들어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빠는 본인이 자녀를 사랑하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쫙 읊었는데 거짓이 아니고 모두 사실이다. 아빠가 애쓴 것도 맞고 자녀에 대한 마음도 진심이라는 걸 안다”면서도 ”그러나 부모에게는 부모의 위치에서 자녀에게 줘야 할 사랑이라는 게 있고, 자녀에게 해줘야 할 역할이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채널A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채널A

이어, ”당시 아이가 원했던 것은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빠는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합리화하고, 변명하고, 아이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며 ”거짓은 없지만 그 모든 것에서 ‘아이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아빠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만 있다”고 매섭게 꾸짖었다. 부모가 먼저 자녀의 마음을 알아줘야 함에도, 오히려 부모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어린 자녀를 닦달하는 게 과연 ‘부모의 역할’이냐는 얘기다. 

민망해진 아빠 
민망해진 아빠  ⓒ채널A

오은영 박사는 이들 가족에 대해 ”아빠는 아이들에게 친절하지만 아이들의 감정까지 잘 알아주는 것 같지는 않다. 엄마 역시 가족 4명 모두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한발짝 떨어져 있다”며 ”이 아이들은 감정의 깊이가 깊고, 그걸 부모들이 알아줘야 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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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부모 #오은영 #금쪽같은 내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