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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뚱뚱한 아내와 '참고 같이 사는' 게 아니다

  • Bustle
  • 입력 2015.11.30 11:19
  • 수정 2015.12.05 00:33
ⓒgettyimagesbank.com

사람들은 대부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화에 나오는 것 같은 행복한 결말을 맞으려면 최대한 날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는다. 미디어에서 통통하거나 뚱뚱한 여성과 날씬한 남성이 커플로 나오지 않는 이유가 그것일 게다. 날씬하고 일반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남성들은, 날씬하고 일반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매력이 있는 여성들과만 짝을 이루어야 하니까. 배우 레벨 윌슨(*영화 '피치 퍼펙트', '박물관이 살아있다 3' 출연)이 브래드 피트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는 없다. 뚱뚱한 몸은 뚱뚱한 몸과, 날씬한 몸은 날씬한 몸과 나올 뿐이다.

제 1세계의 문화에서는 플러스 사이즈인 사람들을 자기 몸을 혐오해야 하는 2급 시민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우리는 살 빼는 약과 수술 광고, 프로젝트 하푼과 씨너 뷰티 같은 비만 혐오 집단들의 놀림과 같은 감량 캠페인에 쉴 새 없이 노출된다.

슬프게도, 현실에서나 영화에서나, 이로 인해 살 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 접근해 올 때 상대가 진심인지 믿기 힘들어 할 때가 많다. 나는 연인이 될 수도 있는 상대의 칭찬을 의심해 본 경험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혐오와 의심은 어떤 관계에나 좋지 못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아주 나쁘다. 일반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외모를 가진 내 남편이 내게 가르쳐 준 사실이다.

이 미남과 데이트를 시작한 처음 몇 달 동안 나는 불안정했고 의심이 많았다. 이 남자는 멋졌고, 내 눈에만 그런 게 아니라 사회적 기준으로도 멋있었다. 나는 그의 동기가 무엇인지 계속 의문을 품게 되었다. 왜 나랑 만나자고 하는 걸까? 뚱뚱한 여자를 만나면 어떤지 실험해 보는 건가? 섹시한 남자가 잔인한 장난으로 ‘돼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영화 같은 건가? 나는 내가 ‘그의 수준’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가 정말 관심이 있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문화'가 내 마음에 심어 둔 의심을 스멀스멀 피워올려 내가 한때 느꼈던 자신감을 모두 부숴 버렸다.

데이트를 시작하고 나서도 나는 내가 그에 비해 못 미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섹시한 힐을 신고 가는 저 날씬한 금발을 그가 바라보고 있는 건가? 그가 사귀었던 여성들 중 내가 제일 뚱뚱한 건가?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받는 시선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우리 쪽을 향하는 표정, 숨 죽여 하는 말들에서 우리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괴상한 커플로 보이는 게 분명했다.

마침내 용기를 내서 남편에게 머릿속에 쏟아지는 질문들을 던졌을 때, 그는 분노와 놀람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사람들이 우리를 재단한다는 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내가 스스로를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내 뚱뚱함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호감 가고, 아름답고, 남을 배려하는 독립적인 여성이라고 본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그런 마음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남성을 만나니 내가 그 동안 남들의 사소한 생각에 얽매여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 내 몸에 대한 내 자신의 느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남의 확인을 거친 후에야 스스로도 확신을 갖는 건 안 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이 내 머릿속의 부정적인 말을 끝내줌으로써 혼자 부정적인 생각을 품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지 깨닫기도 하는 법이다.

내가 자신감을 기를수록, 이런 자신감이 내가 더 섹시하다고 느끼게 만들어 준다는 걸 알게 됐다. 란제리, 보석, 하이힐이 아니었다. 내가 아름답다는 걸 아는 든든한 기분이 중요했다. 그리고 아름답다는 단어가 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내가 정의할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

우리가 스스로 품는 의심에서 이득을 취하는 이 사회에서,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하는 것은 반란 행위다. 사람들이 남편과 내가 (다시 말해 ‘잘 생긴’ 남성과 ‘뚱뚱한’ 여성이)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을 드러내는 것은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게 된다. 굉장히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당신 자신이, 그리고 당신의 파트너가 당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그런 외부의 의견들은 점점 잦아든다.

*허핑턴포스트US의 블로그 글 My Husband Didn't 'Settle' For A Fat Wife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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