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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선풍기에서 고압선보다 높은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 여름 휴대용 손 선풍기는 필수품이었다.

ⓒ한겨레 강창광 기자

111년만의 최악의 폭염이라는 올해, 사람들이 실내·외에서 자주 사용하던 휴대용 손 선풍기에서 높은 수준의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와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일 시중에 판매 중인 휴대용 손 선풍기 13개 종의 전자파를 측정한 ‘손선풍기 전자파 조사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바람개비가 있는 손 선풍기 12개 종에서 전자파가 발생했다. 바람개비가 없는 국산 모델 1개는 거리와 상관없이 전자파가 0.3mG(밀리가우스) 수준으로 양호하게 나타났고, 바람개비가 있는 12개 모델은 (중국산 9개·한국산 1개·미확인 2개)은 측정기와 밀착시켰을 때 평균 647.7mG(밀리가우스)의 전자파를 뿜어냈다. 12개 종은 밀착 상태인 1㎝ 거리에서 최저 50mG, 최고 1020mG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는 “어린이 백혈병 발병 수준인 3~4mG의 수백 배, 고압송전선로 밑의 약 15mG 보다 수십 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밀착 상태에서 정부의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인 833mG을 넘는 손 선풍기는 4개종이었다.

전자파 수치는 손 선풍기와의 거리를 떨어뜨릴수록 낮아졌다. 손 선풍기와의 거리가 5㎝인 경우 2.4∼60.6mG(평균 38mG)로 전자파의 수치가 떨어졌지만 센터는 전자파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최소 25㎝은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선풍기를 측정기에서 25㎝ 거리를 두면 전자파 수치는 0.2∼1.0mG(평균 0.57mG)로 줄었다. 센터는 “손 선풍기 손잡이 부분에서도 37.4∼168.8mG(평균 85.8mG)의 전자파가 검출됐다”며 ”책상 등 평평한 곳에 손 선풍기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해당 발표에 올 여름 손 선풍기를 필수품으로 들고 다녔던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출퇴근길에 손 선풍기를 떼놓지 않았던 최아무개(33)씨는 “고압 송전로보다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검출된다니 놀랐다”며 “일상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일상적으로 사용해서 혹여 몸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스럽다”고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5살 어린 자녀가 종종 손 선풍기를 썼다는 장아무개(28)씨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장씨는 “전자파는 성인보다 아이들한테 더 해로운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아무리 더워도 그냥 부채 사용해야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 실태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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