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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정부는 2.5단계 대신 '2단계+α'를 시행하기로 했다.

  • 허완
  • 입력 2020.11.29 18:52
  • 수정 2020.11.29 18:53
(자료사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유지하되 일부 시설의 운영을 추가로 중단하기로 했다.
(자료사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유지하되 일부 시설의 운영을 추가로 중단하기로 했다. ⓒASSOCIATED PRESS

정부가 29일 코로나19 3차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와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상향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이번 발표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 활발해지는 바이러스 특성에 최근 급증하는 지역감염 등을 고려할 때 보다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조치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선 비수도권 1.5단계 격상을 두고 ”앞서 수도권에서 사실상 효과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2단계를 유지하면서 사우나, 한증막 시설 운영금지와 줌바, 에어로빅을 하는 실내체육시설을 집합금지 시설로 지정한 수도권의 조치를 두고도 ”증가추세를 완화할 수 있겠지만 확진자 수를 크게 줄이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도권의 집합을 금지하더라도 1시간이면 인근지역으로 이동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앞서 클럽을 닫으니 파티룸이 만들어지는 풍선효과를 보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다.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이 경각심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보다 강도 높은 방역을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선제적 조치를 왜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 줄고 경제가 좋아지면 이해하겠지만 현재 정부정책은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 급증에 따른 역학조사관 및 의료진의 피로도 상승과 코로나19에 집중된 의료행정으로 인해 기타 응급환자 치료 제한 문제점도 꼬집으며, ”적극적이고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걷고 있다. 2020년 11월26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걷고 있다. 2020년 11월26일. ⓒED JONES via Getty Images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수도권도 2단계 조치를 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천 교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 헬스장을 닫는 게 아니라 에어로빅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곳만 닫는다. 확진자 나온 곳 몇 군데만 금지하는 것인데 지자체장도 혼란이 올 것”이라고 행정혼란도 우려했다.

그는 ”오늘(29일) 검사건수가 7000~8000건 줄었다. 이거 반영하면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다. 검사 건수를 늘리면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 확진자 숫자가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도 진단했다.

확진자 증가추세가 가파른 만큼 천 교수는 국민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리두기를 격상한다고 해도 낮에는 식당을 이용하고 사회생활도 이어진다.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며 ”정기적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스스로 격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지난 1주일 간 지역발생 코로나19 일일 평균 확진자는 400명을 웃돌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1주일 간 지역발생 코로나19 일일 평균 확진자는 400명을 웃돌고 있다. ⓒED JONES via Getty Images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1단계와 1.5단계의 변화는 체감하기 힘들다. 실생활에서 달라지는 건 없는 조치”라며 ”전국을 다 같은 단계로 올려야 했다. 2.5단계로 올려야 하지만 어렵다면 수도권을 2단계로 유지하고 다른 지역도 모두 2단계로 동등하게 끌어올렸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

국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동참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높인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들이 개인동선을 줄이지 않으면 효과가 나오긴 어렵다”며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건 제한적.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선을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회의 결과, 정부는 수도권-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우나와 한증막 시설은 운영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선 줌바, 스피닝, 에어로빅 등 격렬한 운동을 함께 하는 실내 체육시설은 추가로 집합을 금지하고, 관악기·노래 등 비말발생 가능성이 높은 학원과 교습소 강습도 금지한다. 다만 대학입시준비생은 방역을 철저히 하는 조건하에 대상에서 제외한다.

아파트 내에 운영되는 헬스장과 사우나, 카페, 독서실 등 복합편의 시설도 운영을 중단하고, 호텔과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와 파티도 전면 금지된다.

비수도권은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조정하되, 지역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단계 격상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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