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104세 호주 과학자가 스위스 여행을 떠난 이유는 특별하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VOISIN/PHANIE via Getty Images

호주에 사는 데이비드 구달은 올해로 104세다. 그가 2일 스위스 바젤로 여행을 떠났다.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구달은 현재 특별한 지병이 없다. 90세까지 테니스를 즐길 정도로 건강했다. 70년 이상 생태학 연구에 매진한 학계 권위자로서 에디스 코완 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해왔다. 102세이던 2016년 대학이 퇴임을 요구하면서 그는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일이었던 지난달 4일 그는 호주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나이까지 살게 된 걸 매우 후회한다. 죽는다는 게 특별히 슬픈 일은 아니다. 진짜 슬픈 것은 죽고 싶은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노인들이 조력자살권을 포함한 완전한 형태의 시민권을 누려야 한다.”

결정적 계기는 몇달 전 사고였다. 아파트에서 넘어진 그는 가정부가 발견할 때까지 꼬박 이틀을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그는 존엄사를 결심했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안락사 합법화를 지지하는 엑시트 인터내셔널이라는 비영리단체의 회원이었다. 이 단체는 그의 스위스 여행을 위해 1만7000호주달러(약 1372만원)를 모금했다.

존엄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법이다. 호주에선 빅토리아주만 존엄사를 인정한다. 그러나 내년 여름 발효되는 빅토리아주 존엄사 법도 불치병 환자에게만 존엄사를 허용한다. 한국도 지난 2월4일부터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열려 있다.

스위스도 조력자살을 금한다. 하지만 “이기적인 동기에 의한 경우에만 처벌한다”는 단서 조항을 통해 길을 열어뒀다. 구달은 스위스 바젤의 한 지원기관에 신청해 조력자살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호주 #스위스 #안락사 #존엄사 #구달 #데이비드구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