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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된 유럽의 가장 큰 난관 : 백신 회의론

백신 부작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허완
  • 입력 2020.12.28 10:31
한 의료진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토리노, 이탈리아. 2020년 12월27일.
한 의료진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토리노, 이탈리아. 2020년 12월27일. ⓒNicolò Campo via Getty Images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7일(현지시각) 일제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유럽 시민들은 백신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EU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GSK, 존슨앤존슨, 큐어백 등이 개발한 백신을 20억회분 넘게 계약한 상태다. 2회 접종을 하더라도 약 4억5000만명인 EU 인구가 두 번 맞을 수 있는 규모다.

″오늘 우리는 힘겨웠던 한 해의 페이지를 넘깁니다. 코로나19 백신이 모든 EU 회원국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말했다. ”#EU백신접종의날”.

″충분히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 받게 되면 우리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친구와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평범한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말했다.

 

그러나 백신 개발과 백신 물량 확보는 시작일 뿐이다.

″이렇게 빠르게 검증된 백신은 역사상 없는 것 같다.” 로이터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교회 앞에서 만난 이레네우시 시코르스키(41)씨가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질 법한 근본적인 의문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백신 접종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면서도 ”증명되지 않은 백신을 우리 아이에게나 나 자신에게 시험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공공부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폴란드에서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폴란드에서 최초로 접종이 개시된 바르샤바의 한 병원에서도 백신을 맞겠다고 신청한 의료진은 절반에 불과했다.

불가리아의 경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응답은 45%로 조사됐다. 40%는 부작용이 있는지 살펴본 뒤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백신 우선접종 대상으로 분류되는 의료진과 교사, 요양병원 직원들 중에서조차 접종을 받겠다고 자원한 사람은 2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월말에 실시된 조사를 보면, 유럽 국가들은 중국(88.6%)이나 한국(79.7%)에 비해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56.3%)와 프랑스(58.8%)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스웨덴과 독일에서도 60%대에 머물렀다. 그나마 신뢰도가 가장 높은 스페인에서 그 응답은 74.3%에 그쳤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한 다양한 허무맹랑한 음모론과 싸워왔다. 백신이 인체의 DNA를 조작한다거나 백신에 낙태된 태아의 조직이 들어있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오래된 음모론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모두 음모론에서 기인하는 건 아니다.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백신이 개발된 탓에 어느 정도의 의문을 갖는 건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로 막대한 자금 지원과 함께 축적된 과학기술의 발전 성과를 꼽는다. 또 백신 접종이 개시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일부 알레르기성 부작용이 나타나긴 했지만 모두 경미한 수준이며,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옥스퍼드대 임상연구소의 제러미 파라 소장은 ”우리는 2020년에 (과학이) 이뤄낸 진전을 돌아보며 ‘과학이 정말로 약진한 순간이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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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과학 #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