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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 유럽연합 집행부가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제안했다

프랑스는 "전쟁 상황"이라며 전 국민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 허완
  • 입력 2020.03.17 10:01
  • 수정 2020.03.17 10:03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카운터가 텅 비어있는 모습. 2020년 3월16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카운터가 텅 비어있는 모습. 2020년 3월16일. ⓒBenoit Tessier / Reuters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 30일 동안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제안했다. 프랑스는 이번 사태를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전시 상황과도 다름 없는 극단적인 통제 조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회의를 가진 뒤 입국 제한 조치를 도입할 것을 EU 회원국들에게 제안했다. ”여행이 줄어들수록 바이러스를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제안은 EU 회원국 시민과 영주권자, 그들의 가족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들의 EU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교관이나 의료진, 코로나19 관련 연구원 등은 제외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일단 30일 동안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한 뒤 상황에 따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을 즉시 줄여야 한다고 본다.”

EU 회원국 지도자들은 17일 화상회의에서 이 제안을 논의한 뒤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콜로세움. 로마, 이탈리아. 2020년 3월16일.
콜로세움. 로마, 이탈리아. 2020년 3월16일. ⓒErnesto Ruscio via Getty Images

 

솅겐조약에 따라 사실상 국경 통제가 없었던 유럽 국가들이 이처럼 서둘러 통제 조치에 나선 건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수는 이날 하루에만 349명이 늘어나 2158명을 넘어섰고(확진자 2만7980명), 스페인에서는 지금까지 총 9200여명의 확진자와 3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5423명의 확진자와 127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독일은 64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EU 국가들은 최근 며칠 동안 식당과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 중단, 집회 및 모임 금지, 국경 통제, 이동 제한 등의 조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민이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3월16일.
한 시민이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3월16일. ⓒLUDOVIC MARIN via Getty Images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저녁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상황을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며 집 바깥으로의 외출을 일체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같은 조치가 전례 없는 것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다.”

이에 따라 17일 자정부터 3월말까지 모든 시민들에게는 외출이 금지됐다. 식료품 구입이나 의료기관 방문 등 필수적인 경우가 아닌 한 집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외부 모임, 거리나 공원에서 가족 또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말했다. ”매일 접촉하는 사람들의 수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늦춰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소수의 언론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를린, 독일. 2020년 3월16일.
소수의 언론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를린, 독일. 2020년 3월16일. ⓒMARKUS SCHREIBER via Getty Images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종교행사 금지, 바, 클럽 등의 영업 중단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식당의 영업도 저녁 6시까지로 제한되며, 호텔들에게는 관광객들을 받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독일연방공화국 70년 역사상 지금 해야 하는 조치들을 우리가 시행해야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메르켈 총리가 말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펍이나 식당, 극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요청하며 이번 사태의 ‘전례 없음’을 언급했다. ”평생 이런 건 본 적이 없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이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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