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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수사하던 뉴욕주 검찰총장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폭로가 나온 지 3시간 만에 사임했다.

ⓒBrendan McDermid / Reuters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 관련 사건을 수사해 오던 에릭 슈나이더만(64) 미국 뉴욕주 검찰총장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사임했다. 시사 주간지 뉴요커가 7일 여성을 폭행하고 학대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지 3시간 만이다. 슈나이더만은 의혹을 반박하면서 “내 업무상 역할과는 무관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업무를 방해할 것이기에 8일 사임하겠다”면서 “뉴욕주 검찰총장으로 일하게 된 것은 영광이었다”고 성명을 냈다.

이날 뉴요커는 미셸 매닝 배리시 등 슈나이더만과 연인 사이이던 여성 2명이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요구받은 적이 있으며, 술에 취한 슈나이더만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 2명 또한 슈나이더만으로부터 폭행과 목 졸림을 당했고, 전화 도청 등 신변의 위협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슈나이더만을 상대로 고소하진 않았지만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보복이 두려워 말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보도가 나오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사임해야 한다”고 슈나이더만을 압박했다. 슈나이더만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역할 놀이’같은 것이었다”면서 “누구도 폭행하지 않았다. 비협조적인 성관계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직을 내려놨다.

이번 폭로는 그가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슈나이더만은 지난해 10월 불거진 ‘미투 운동’의 핵심 가해자인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여성 노동자를 학대하고 직원들에게 협박한 혐의로 기소했다. 2010년부터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주 검찰을 이끌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진영의 저격수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후 1년간 슈나이더만 명의로 대통령과 공화당을 상대로 제기한 법적·행정적 조치만 100건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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