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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캐나다의 한 호텔에 출입을 금지당한 남자의 사연

창문을 열어둔 것이 화근이었다.

  • 김태우
  • 입력 2018.04.05 14:58
  • 수정 2018.04.05 15:03

캐나다에 사는 닉 버칠은 지난 17년간 빅토리아에 위치한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에 출입하지 못했다. 이 호텔과 버칠의 ‘악연’은 17년 전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칠은 지난달 28일 엠프레스 호텔에 전달한 장문의 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상한 부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오늘 나는 호텔 측의 ‘사면’을 요청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 17년 전, 일련의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했다. 결국 나는 엠프레스 호텔에서 출입을 금지당하고 말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지난 2001년 회사에 갓 입사한 버칠은 사내 행사를 준비하려 빅토리아에 출장을 갔고,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에 방을 예약했다. 당시 그는 빅토리아에 사는 친구들을 위해 핼리팩스 지역 명물인 ’브라더스 페퍼로니’의 페퍼로니를 잔뜩 사서 짐가방을 채웠다. 

ⓒJuanmonino via Getty Images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호텔 방에 냉장고가 없었던 것이다. 선선한 날씨에 안심했던 그는 페퍼로니를 상온에 놔둔 채 산책에 나섰다. 4~5시간 뒤 돌아온 그는 방의 상태를 보고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호텔 방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변했다. 갈매기 수십 마리가 창문을 통해 들어와 페퍼로니를 먹고 새똥을 잔뜩 싼 것이다. 

ⓒvandervelden via Getty Images

버칠의 등장에 놀란 갈매기들은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중 몇 마리는 닫힌 창문에 부닥치고 커튼을 찢는 등 방을 더 엉망으로 만들었다. 버칠은 갈매기를 내쫓으려 신발을 던지고, 마지막 한 마리는 수건으로 덮어 창문 밖으로 던졌다. 다행히 갈매기는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중요한 저녁 약속을 앞두고 있던 터라 새똥으로 뒤덮인 신발을 물로 씻은 뒤 드라이기를 신발에 얹어두었다. 그 순간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받으러 가던 중에 신발에 얹어져있던 드라이기가 욕조에 빠졌다. 그리고 방이 완전히 정전되고 말았다. 

더 이상 자기 혼자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버칠은 결국 호텔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 날, 그는 호텔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버칠은 최근 엠프레스 호텔을 직접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그를 곤경에 처하게 한 페퍼로니와 함께 말이다. 

ⓒFacebook/nickburchill71

결국 호텔 측은 버칠의 요청을 받아들여 숙박을 허용했다고 한다. 

한편, 엠프레스 호텔 측은 ”지난 2017년 6천만 달러를 들여 호텔을 개보수했다. 이제는 페퍼로니를 차갑게 유지할 에어컨과 신식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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