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2018년 07월 03일 10시 22분 KST

코끼리를 반려동물로 기를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특이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기르려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지인환(서울동물원)
덩치가 큰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데 정성을 쏟아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의 비율은 전체의 28.1%에 달한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네 명중 한 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고 보면 된다. 고양이, 강아지, 앵무새, 파충류 등 다양하다. 특이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기르려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 코끼리도 반려동물로 기를 수 있을까?

_____
하루에 싼 똥이 120kg

지구상에 있는 육상동물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큰 놈이 누굴까? 코끼리다. 아시아코끼리 수컷 몸무게가 무려 4~5톤이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아시아코끼리보다 조금 더 크다. 사람 어른 몸무게를 70kg으로 친다면 몸무게가 무려 70배가량 많다. 한 끼에 공깃밥 70개는 뚝딱 먹을 덩치다. 실제로 체중이 4톤인 아시아 코끼리는 80kg을 거뜬히 먹어치운다. 엄청나다. 코끼리 밥상엔 당근, 채소, 견과류, 과일과 건초를 올린다. 이 먹이를 코끼리 사육사들이 매일 나른다. 먹이보다 똥 치우는 일이 더 곤욕이다. 밥이랑 물을 먹고 하루에 싼 똥이 평균 120kg이다. 어마어마하게 많다. 사육사는 매일 밥상 차려 줘야 하고 먹고 싼 배설물 치워야 하니 웬만한 장정이 아니면 이 일을 해내질 못한다. 원기 돋는 보약을 철철이 지어 먹지 않으면 헛심 쓰여서 일 못할 정도로 코끼리 관리가 빡세다. 코끼리 사육사가 되려고 꿈꾸는 청년이라면 체력부터 길러야 한다.

코끼리가 사는 집은 다른 동물이 사는 집과 다르다. 염소나 양이 사는 집처럼 지었다간 코끼리가 코로 툭 건드리기만 해도 와장창 무너질 것이다. 워낙 힘이 좋아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코끼리를 돌보는 사육사가 잽싸게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코끼리 집엔 필수다. 사슴이랑 염소는 손가락만 한 굵기 정도의 쇠창살만 있어도 충분하나 코끼리는 전봇대만큼 굵은 기둥을 촘촘히 세워 놔야 한다. 위험할 때 사육사가 그 틈으로 피하면 된다. 코끼리 사육장을 요즘 이렇게 만든다. 네모 반듯한 벽으로 둘러치진 않는다. 하마네 집 울타리도 이런 형태다.

_____
코끼리의 춤은 안타까운 정형행동

동물원에 사는 코끼리가 흔들흔들 흥겹게 춤추듯 움직일 때도 있다. 사육사들이 칭찬해서 춤추는 것일까? 아니다. 코끼리는 춤을 추지 않는다.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료할 때 나타나는 정형행동이다. 이런 행동은 오전보다 오후에 더 자주 눈에 띈다. 오전에는 밥 먹느라 정신이 팔려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고 오후에는 할 일 없는 무료한 시간이라 흔들거린다.

원래 코끼리가 사는 서식지에는 물웅덩이랑 나무그늘이 있어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먹이를 먹고 쉰다. 놀 것이 많다는 얘기다. 서식지에서 코끼리는 사람처럼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구분해서 밥을 먹지 않고 언제든지 먹고 싶을 때 먹는다. 초식동물이라 거의 온종일 먹이를 먹는다고 보면 된다. 조상 대대로 이렇게 살던 코끼리를 도우려고 동물원에서 코끼리 방사장에 물웅덩이와 그늘도 만들어 주고, 심심할까 봐 물웅덩이에 장난감으로 통나무도 넣어 주고 있다. 추가로 아침에만 주던 밥을 하루에 두세 차례 나눠 줬더니 춤추는 시간이 놀랄 만큼 감소했다. 그랬어도 가끔 흔들흔들 하나 예전보다 확 줄었다.

지인환(서울동물원)
거대한 코끼리의 똥. 먹는 양이 많은 만큼 크기도 크다.

서식지에서 코끼리 암컷 새끼는 엄마, 할머니, 이모랑 함께 산다. 수컷 새끼도 가족이랑 함께 지내다 다 크면 무리를 떠나 혼자 살거나 수컷 몇 마리가 모여 산다. 발정기 때에만 다 큰 일부 수컷이 암컷 무리에 합류하지만 발정기가 끝나면 밀려난다. 즉 암컷 중심으로 사는 종이다. 무리에 개체수가 많아지면 일부가 떨어져 나와 독립할 때도 암컷 중심으로 가족이 꾸려진다.

동물원에서 코끼리 새끼가 젖을 떼기도 전에 어미로부터 분리해서 다른 곳으로 보내면 정상적으로 자란 새끼보다 더 심하게 흔들흔들한다는 외국 사례도 있다. 엄마가 병이나 사고로 죽었다면 몰라도 새끼가 완전히 젖을 뗄 때까지 엄마랑 함께 생활하게 둬야 한다는 교훈이다. 코끼리 새끼가 젖 떼는 시기는 생후 18개월부터 3살까지 개체마다 다르다. 인간적 시각으로 지금쯤 분리해도 되겠지 생각하고 떼어내면 새끼는 평생 심리적 장애를 안고 살 것이다.

동물원에서 하루 식사비로 가장 많이 지출하는 동물은 누굴까? 이 역시 코끼리다. 하루 식사비로 코끼리는 74,700원, 호랑이는 15,700원, 사자는 16,000원가량 든다. 메뚜기는 1원으로 가장 적게 먹는다. 이렇게 멋진 놈들을 반려동물로 기를 수 있을까? 메뚜기라면 몰라도 코끼리를 기르고 싶어도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든다. 이놈들이 살 집도 문제지만 월급 받아 밥값 대기 어려워 엄두도 못 낸다. 지갑이 두툼해 밥값 댈 수 있어도 법적으로 못 기른다. 국제멸종위기종은 특별한 시설 기준이 있어야 기를 수 있고, 일반인은 기르지 못하게 되어 있다. 코끼리는 국제멸종위기종이다.

_____
임신 어려워 태어나면 경사

아시아코끼리의 경우 짧게는 3~4살, 많게는 7~8살 터울로 새끼를 낳는다. 심지어 10년 이상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자식 키우듯 정성 들여 돌봐야 새끼가 임신한다. 동물원에서 코끼리 새끼가 태어났다면 잘 돌봤다는 증거다. 서식지에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귀한 몸이라 동물원에서 새끼가 태어나면 경사다. 새끼는 다른 동물원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줄 서 있다. 태어난 새끼를 평생 먹여 살릴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도 가치로 보면 밥값 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사자, 호랑이 같은 종은 번식이 잘 돼 한 배에 2~4마리씩 낳는다. 이놈들은 웬만한 동물원에는 있어 태어난 새끼를 가져가려고 탐내는 곳이 드물다. 있는 곳도 피임시키고 있는 판국이다.

반려동물이건 동물원에 있는 동물이건 새끼가 태어난다는 것은 대를 이을 수 있어 경사다. 경사는 잠시뿐이며 만만치 않은 관리비를 평생 부담해야 한다. 야생동물의 경우 자연에 방사할 수 없거나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기 어려운 종이 새끼를 낳으면 우글우글 기를 수밖에 없다. 동물원에서 법적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기를 수 있는 자격이 있어도 새끼를 낳게 할지, 피임을 시킬지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 사람과 동물을 잇다, 동물전문 매체 ‘애니멀피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