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현지시각) 태국에서 한 여성은 큰 소리와 함께 한밤중에 놀라운 광경을 맞이했다.
야생 아시아 코끼리가 자신의 부엌의 벽을 부수고 침입한 것이다. 태국 서부 프라추압 키리칸 지방 후아힌 지역에 사는 랏차다완 푸엥프라소폰이라는 여성은 ”갑자기 자다가 큰 소리에 깼다”고 말했다.
”바로 소리가 난 부엌으로 달려갔는데, 벽에 머리를 내밀고 있는 야생 코끼리를 발견했다. 벽은 부서진 상태였다.”
아래 푸엥프라소폰이 코끼리를 발견한 당시 촬영한 생생한 영상을 확인해 보자.
영상에서 코끼리가 찬장과 서랍을 뒤지는 걸 볼 수 있다. 이 코끼리는 아마도 먹이를 찾아 이 여성의 집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푸엥프라소폰은 ”어린 시절부터 이 동네에서 먹이를 찾아 배회하는 코끼리를 봐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벽을 이렇게까지 부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부엌에는 음식이 없었는데 소금을 훔치려던 걸 수도 있겠다.”
집 일부가 부서진 건 안타깝지만, 푸엥프라소폰과 그의 가족은 무사했다.
이 사건을 본 ‘태국 국립공원 야생 동식물 보호국’은 ”코끼리가 음식 냄새가 나서 부엌으로 들어온 것 같다. 코끼리는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몸에 필수인 짠 소금 등의 미네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엥프라소폰의 집은 국립공원 입구 옆이기 때문에 코끼리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배고픔에 먹이를 찾는 코끼리와 자주 마주치고 최근 들어 사고가 늘고 있다.
태국뿐만 아니라 야생 코끼리가 서식하는 인도 등 아시아에서 코끼리와 인간의 갈등이 최근 수십 년 동안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거주지와 기반 시설은 점점 확장하지만,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끼리 등 야생 동물들은 자원이 줄어들수록 더 멀리 먹이를 찾게 되고, 인간의 서식지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야생 코끼리 서식지 복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적절한 토지 계획 및 코끼리가 다른 서식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CNN에 따르면 중국 야생생물학자인 장 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과 코끼리 사이의 전통적인 완충지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코끼리가 인간과 만날 확률은 자연히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